진짜 무서운 건 뭔지 알아?

by김유이

나는 온갖 것들을 다 무서워한다. 깜깜한데 아무도 없는 방, 투명하게 아래가 다 보이는 흔들다리, 빠르게 떨어지는 롤러코스터, 갑작스럽게 터지는 소음, 날카로운 주삿바늘, 모든 면이 다 막힌 폐쇄된 공간까지. 세상 모든 요소들을 무서워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나는 무서워하는 것투성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나의 불안은 감각에서 오는 것 같다. 오감이 너무 예민해 듣고 싶지 않은 것, 느끼지 않아도 되는 것까지 너무 손쉽게 알아채 버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상대가 아무 이유 없이 나를 싫어한다거나 불편해하는 감정들까지도 쉽게 읽어낸다. 덕분에 나는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되었고, 잘 피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렇게 오감이 발달하게 된 것은 '눈칫밥'을 먹어온 시간 때문이었다. 타인의 표정, 말투, 분위기가 그날의 나의 감정 더 나아가 미래의 나의 정신 상태까지 좌지우지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때까지 꽤나 긴 시간을 학교 폭력을 당했다. 아이들은 영약하고 섬세하게 자신보다 약한 존재를 선별하고, 그 아이들의 약점을 파악하고 그것을 이용했다. 처음에는 은밀하게 대화에서 소외시키기, 운동장에서 같이 놀지 않기에서부터 시작했다. 나중에는 과격해져서 바카라 찢기, 머리카락 자르기, 사물함에 썩은 우유 넣어놓기까지 괴롭힘의 형태는 정말 다양했다. 끝내는 '아, 내가 없어져야 끝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들게 만들 정도였다. 나를 괴롭히는 무리의 주동자인 아이의 기분을 재빠르게 파악하지 못하면, 그날의 괴롭힘은 내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나를 더 힘들게 했다.


내가 이렇게 괴롭힘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 어떤 어른도 나를 돕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모두 어린아이들은 싸우며 크는 거라는 말로 모든 상황을 무마시키며, 나를 예민한 아이, 친구들과 잘 지내지 못하는 아이 취급을 했다. 뒤통수 너머에서 벌어지는 잔인한 계획들이 한 영혼을 파괴시키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솔직히 나는 극단적인 생각들도 했었다. 하지만 마무리를 선택하는 것에도 용기가 필요했다. 나는 용기가 없었고 참고 기다리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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