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을 받은 지 어느새 2년이 다 되어간다. 주변에서는 생각보다 오래 다닌다며 걱정을 하지만, 심리상담을 받으러 가는 것이 익숙해져 당연한 일정처럼 되어버렸다. 2주에 한번 상담을 하러 가는 시간은 유일하게 모든 것을 다 털어놓는 고해의 시간과도 같다. 사실 고해성사를 보러 가도 나의 죄를 모조리 말하지는 못한다. "이 밖에 알아내지 못한 죄도 모두 용서하여 주십시오."라는 멘트를 뱉으며 여죄까지 알아서 드러나길 바랄 뿐이다. 그런데 상담을 받으러 가서는 고삐 풀린 말처럼 선생님에게 쉬지 않고 말한다. 선생님이 룰을 깨고 시계를 보여주시며 마무리하자고 말하신 적도 있었다. 나는 왜 그렇게 쏟아내듯이 말하고 싶었던 걸까.
나는 회복 탄력성이라는 단어가 내게 잘 어울리는 단어라고 생각했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나름 다양한 형태의 고통을 겪어 봤다고 생각한 나로서는 삶을 포기하지 않고 견디고 있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끝없는 침잠으로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지만, 겁이 많기도 했고 무엇보다 다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내 밑바닥에 숨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잘 넘어간 것처럼 느껴지는 날들을 지나 '바닥을 치고 올라오기' 선수가 된 것처럼 잘 살고 있다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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