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가격, 다시는 못 봐요. 5년 뒤엔 '아, 그때가 제일 쌌지' 하고 무릎 칩니다. 벼락거지 되기 싫으면 영끌을 해서라도 막차 타세요. 늦으면요, 평생 무주택입니다. 평생."
서른다섯 P는 원래 집을 살 생각이 없었다. 전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빚이라면 질색이었다. 그런데 그해 겨울, 세상 모든 게 P 한 사람을 향해 떠밀기 시작했다.
회사 점심시간엔 옆자리 동기가 영끌해서 산 아파트가 두 달 만에 1억이 올랐다는 얘기를 했다. 대학 동기 단톡방엔 매일 누가 어디를 샀다는 인증이 올라왔다. 부모님은 명절마다 "남자가 집 한 칸은 있어야지"를 반복했다. 뉴스를 켜면 매일 신고가, 포털을 켜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 P만 빼고 온 세상이 집을 사고 있는 것 같았다. P는 점점 뒤처진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J가 새벽 한 시에 느꼈던 바로 그 기분, 기억나지? 나만 멈춰 있다는 그 느낌.
결국 P는 영끌을 했다. 전세금 빼고, 신용대출 끌어오고, 부모님 노후 자금까지 조금 보탰다. 거의 막차라던 그 아파트를 계약하고 나오는데 손이 덜덜 떨렸다. 그런데 이상하게 무섭지가 않았다. 그날 P는 처음으로 '대열'에 낀 기분이었으니까. 더는 뒤처진 사람이 아니었다. 그렇게 안심이 됐다.
2년 뒤, 금리가 올랐다. P의 월 상환액은 어느새 처음의 거의 두 배가 됐다. 집값은 떨어졌는데, 팔리지도 않았다. 사겠다는 사람이 아예 없었으니까. 팔지도 못하고 이자만 토해내는 집 한 채를 끌어안은 채, P는 그제야 깨달았다. 자기가 2년 전에 산 건 '막차를 놓치지 않았다'는 안도감 한 장이었다는걸.
근데 심지어 그 막차는, 절벽으로 가고 있었어.
부자가 되고 싶어서 당한 사람. 욕심.
가족한테 죄지을까 봐 당한 사람. 죄바카라감.
그럼 P는?
P를 무너뜨린 건 욕심도 죄바카라감도 아니야. '나만 빼고 다 타는데 나만 못 타면 어쩌지.' 이거 하나야. 소외 공포. 영끌 전도사들이 파는 진짜 상품이 바로 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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