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극 사이의 불랙홀
이중적인 마음이 깊게 올라오는 밤이다.
오늘은 유난히 생각이 많아지는 하루였다. 하루 종일 마음 한구석에 무언가가 걸려 있는 듯했고,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머릿속은 좀처럼 조용해지지 않았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생각들이 오늘따라 하나둘씩 꼬리를 물기 시작했다.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 사실 이 마음은 오늘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다. 꽤 오랜 시간 동안 마음속 깊은 곳에서 조금씩 쌓여 온 생각이다. 퇴사를 고민하게 된 데에는 단순히 일이 힘들어서라는 이유보다 더 중요하고 복잡한 이유들이 있다. 그래서 언젠가는 지금의 자리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막상 정말 회사를 그만두는 순간을 생각하니 현실적인 걱정들이 하나둘씩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안정적인 수입에 대한 문제다. 매달 정해진 날짜가 되면 들어오는 월급은 분명 답답한 회사 생활을 버티게 해주는 하나의 안전장치였다. 그 안전장치를 내 손으로 내려놓고, 앞으로의 벌이를 온전히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두려움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이 한마디가 오늘따라 머릿속을 계속 맴돈다.
나는 분명 스스로 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할 수 있다고 믿고 싶다. 하지만 그 생각의 반대편에는 ‘정말 내가 해낼 수 있을까?’라는 또 다른 내가 서 있다. 자신감과 불안함, 기대와 두려움이 서로 마주 보고 있는 것 같다.
그 두 마음 사이의 간극이 오늘따라 유난히 크게 느껴진다.
생각은 깊어질수록 답을 주기보다 오히려 또 다른 질문을 만들어낸다. 하나의 걱정을 해결하기도 전에 또 다른 걱정이 생기고, 그 걱정은 다시 새로운 불안을 데려온다. 그렇게 생각의 블랙홀 속으로 계속 빠져들다 보면 어느 순간 나는 한없이 작아져 있다.
내가 가진 능력도 별것 아닌 것 같고, 지금까지 해온 것들도 초라하게 느껴진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내가 선택한 길이 정말 맞는지조차 흔들리는 순간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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