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 기침소리)
얼마 전, 내 딸이 감기에 걸렸다. 이제 겨우 22개월. 아직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아픔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작은 아이가 콜록거리는 모습을 보니 부모 마음은 생각보다 훨씬 쉽게 무너진다는 걸 알게 됐다
처음에는 단순한 콧물인 줄 알았다. 아이들은 원래 조금씩 아프면서 큰다고 하지 않던가. “며칠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가볍게 생각했다. 그런데 밤이 되자 기침 소리가 달라졌다. 조그마한 몸에서 나오는 소리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가래가 끓는 소리가 깊게 들렸다. 마치 작은 목 안에서 무언가 걸려 메아리치는 것 같았다.
콜록, 콜록.
기침할 때마다 내 심장이 함께 움찔했다.
가래가 걸린 듯 답답한 소리가 들리면 어른인 나는 헛기침이라도 해서 뱉어낼 수 있지만, 아직 너무 어린 아이는 그 방법조차 모른다. 답답해서 어떻게든 알려주고 싶었다. “퉤!” 하고 뱉는 시늉도 해 보고, 일부러 과장된 행동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거의 원시인 부족처럼 몸짓 언어를 총동원했다. 입을 크게 벌리고, 손짓을 하고, 목을 가리키며 시범도 보였다.
하지만 우리 딸은 그런 내 노력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잠깐 쳐다보더니 다른 장난감에 눈길을 돌리거나, 오히려 내가 우스웠는지 깔깔 웃기만 했다.
그 웃음이 참 얄밉다가도, 또 너무 사랑스럽다.
‘아, 그래도 아픈 와중에 웃을 힘은 있구나.’
그 생각 하나에 마음이 놓이면서도 한편으론 안쓰러웠다.
코는 주르륵, 주르륵 흐르고 기침은 연신 이어지는데도 아이는 참 해맑다. 아이들은 신기하다. 어른 같으면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 찡그리고 있을 법한 상태에서도 금세 웃고, 금세 뛰고, 금세 장난을 친다. 잠깐 울다가도 좋아하는 장난감을 보면 세상을 다 가진 얼굴이 된다.
우리 딸도 그랬다.
코끝이 빨개지고 눈가엔 피곤함이 살짝 묻어나는데도, 나를 보면 씨익 웃는다. 장난감을 가져와 자랑하고, 품에 안기더니 갑자기 장난스럽게 도망간다. 그러다가 다시 안겨 온다. 그 모습이 꼭 작은 천사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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