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드라마)
나는 최근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있다.라는 드라마를 정주행 했다. 드라마 한 편이 끝났는데도 쉽게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화면은 이미 끝났는데 마음속에서는 아직 이야기가 끝나지 않은 듯한 묘한 잔향이 오래 머물렀다. 살면서 수많은 작품을 보지만 이상하게 어떤 작품들은 가슴 한편에 조용히 저장된다. 시간이 지나도 문득 떠오르고, 예상치 못한 순간 삶의 한 장면과 겹쳐 다시 생각나게 된다. 이 드라마는 오랜만에 그런 작품이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이 드라마가 누군가의 거대한 성공담이나 비범한 영웅 서사를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평범하고 불완전한 사람들의 이야기, 어쩌면 누구나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둔 결핍과 상처를 아주 담담하게 보여준다.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었다. 누군가는 인정받지 못한 시간 속에서, 누군가는 관계 속에서, 누군가는 자기 자신을 견디지 못하는 마음 안에서 버티고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 현실적이어서 더 오래 남았다.
살다 보면 우리는 자주 스스로를 평가한다.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인가, 잘 살고 있는가, 남들보다 뒤처진 것은 아닌가. 누구에게나 그런 질문이 찾아온다. 그리고 대부분은 그것을 숨긴 채 살아간다. 괜찮은 척하고, 단단한 척하고, 아무 문제 없는 사람처럼 행동하면서 말이다. 어쩌면 인간은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보다 스스로의 초라함을 들키지 않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쓰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드라마가 특별하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등장인물들은 완벽하지 않았고, 오히려 흔들리고 무너지고 상처 입어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런 모습 때문에 더 인간적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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