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강을 건너는 사람

by김진환

프롤로그


강을 건너는 사람


사장에게는 읽을 시간이 없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영서는 얇고 빠르다. 핵심만 추려서, 결론부터 말해서, 바로 쓸 수 있게. 그 방식이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런데 나는 그 반대편에 서기로 했다.


사장이 진짜로 힘든 순간은 전략이 없어서가 아니다. 도구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달리는 중에 갑자기 찾아오는 질문 앞에서다.


나는 지금 왜 이걸 하고 있는가.
이 속도가 맞는가.
함께 달리던 사람과 왜 어긋나기 시작했는가.
이 모든 것이 무슨 의미인가.


이 순간들에 경영의 틀은 잘 닿지 않는다. 그런데 문학은 닿는다.


데미안을 닫고 나서 한동안 멈춰 있었다.


그 연재를 마쳤을 때 독자들에게서 비슷한 말이 돌아왔다.

“내가 그 안에 있었다.” “나도 그 알을 깨야 한다는 걸 알면서, 아직 못 깨고 있다.”


그 말들이 파우스트로 이어졌다.

알을 깬 사람은 곧바로 자유로워지지 않았다.

서명을 했고, 문을 열었고, 듣고 싶은 소리를 완성의 소리로 듣기도 했다.

파우스트를 덮고 나서 남는 질문이 있었다.

깨고, 서명하고, 달리고, 눈을 가린 손을 내렸다면—그다음은 무엇인가.


그 질문 앞에서 헤세의 『싯다르타』를 다시 펼쳤다.


969af277-5499-4b88-a134-8c93f449016f.png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김진환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엑셀러레이터 , VC/PE 투자심사역을 거쳐 자산운용사 임원 등으로, 투자와 창업 멘토를 해왔습니다. 투자자의 시선으로, 고전을 다시 읽고, 슬롯현상에 대해 관찰한 내용을 씁니다

70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총 44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