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을 건너는 사람
사장에게는 읽을 시간이 없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영서는 얇고 빠르다. 핵심만 추려서, 결론부터 말해서, 바로 쓸 수 있게. 그 방식이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런데 나는 그 반대편에 서기로 했다.
사장이 진짜로 힘든 순간은 전략이 없어서가 아니다. 도구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달리는 중에 갑자기 찾아오는 질문 앞에서다.
나는 지금 왜 이걸 하고 있는가.
이 속도가 맞는가.
함께 달리던 사람과 왜 어긋나기 시작했는가.
이 모든 것이 무슨 의미인가.
이 순간들에 경영의 틀은 잘 닿지 않는다. 그런데 문학은 닿는다.
데미안을 닫고 나서 한동안 멈춰 있었다.
그 연재를 마쳤을 때 독자들에게서 비슷한 말이 돌아왔다.
“내가 그 안에 있었다.” “나도 그 알을 깨야 한다는 걸 알면서, 아직 못 깨고 있다.”
그 말들이 파우스트로 이어졌다.
알을 깬 사람은 곧바로 자유로워지지 않았다.
서명을 했고, 문을 열었고, 듣고 싶은 소리를 완성의 소리로 듣기도 했다.
파우스트를 덮고 나서 남는 질문이 있었다.
깨고, 서명하고, 달리고, 눈을 가린 손을 내렸다면—그다음은 무엇인가.
그 질문 앞에서 헤세의 『싯다르타』를 다시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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