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마음의 그릇이 필요해
A 부서 리더가 그만둔지 어느덧 한 달.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인 곳마다, 누가 그 자리를 맡게 될지를 두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B 팀장 이번에 올라가려나? 이 회사만 10년 넘게 다녔잖아."
"맞네. 경력이나 짬밥으로 보면 그럴만도 하다."
"전무님이 예뻐하니까, 잘만 하면 가능성이 있겠는데?"
여론은 자연스레 B 팀장으로 모이는 듯했다. 그때 누군가 툭 한 마디 던졌다.
"에이~ 그분은 리더 될 깜냥이 안 되지."
그러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언제 B 팀장을 언급했냐는듯, 깜냥이라는 한 마디에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대체 리더의 깜냥이 뭐길래 그러는걸까.
궁금한 마음이 들었다. 특히 평소 업무 능력치로 따지면 만렙인 B팀장이, '깜냥'의 기준에서는 자격 미달이라는 점이 더 그랬다. 사람들은 리더의 무엇을 보고 깜냥을 판단하는 걸까.
B 팀장의 예시로 돌아가자면, 그에게 가장 부족한 부분은 '너른 마음씨'였다. 그는 작은 일에도 부르르 떨며 팀원들에게 화를 내기 일쑤였고, 왜 이것도 제대로 못하냐고 공공연히 면박을 주기도 했다. 다른 부서와 협업할 때도 그의 태도 때문에 자주 부딪혔다. 좋게 말하자면, 자기 기준이 지나치게 확고한 사람이었다. 내가 아는 만큼 남도 알아야 했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남도 해야 했다.
실무자일 때는 대부분 자신의 업무만 잘하면 되기에, 이런 성향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리더가 되면 달라진다. 내 기준에 맞지 않는 사람,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과 함께 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리더가 되면 이전보다 더 많은 것을 동시에 감당해야 한다.
답이 없는 복잡한 문제, 서로 다른 이해관계, 팀원의 실수와 팀 성과의 실패, 위에서 내려오는 압박, 때로는 나조차도 동의할 수 없는 결정까지. 실무자의 깜냥이 ‘내 일을 얼마나 잘 해내느냐’라면, 리더의 깜냥은 '얼마나 넓게 보고 크게 품을 수 있느냐'에 가깝다. 초점을 나의 기준에서, 우리 팀을 위한 시선으로, 더 나아가 다른 부서와 회사 전체를 위한 시선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는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과 사람까지 품어야 한다. 이것은 인격 수양과도 비슷하다. 내가 직접 하면 빠른데도 팀원이 성장할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 내 방식이 더 맞다고 생각해도 다른 방법을 시도할 기회를 주는 것,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의 말에도 일단 귀를 기울이는 것. 원래 성격대로라면 답답할 상황에도, 끊임없이 내 마음을 다스리고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살펴야 한다.
어쩌면 리더가 될 깜냥을 키운다는 건, 마음의 그릇을 조금씩 키워 나가는 일인지도 모른다. 하루 아침에 절대 일어나지 않는, 스스로 노력의 시간을 오래 쌓아야만 가능한 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