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도 못 쉬는 온라인 게임인들
회사에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어느 평범한 오후, 앰뷸런스가 오고 사람이 실려갔다. 일하다 바카라상에서 갑자기 쓰러진 동료를 누군가 발견했는데, 입술이 파랗게 질리고 숨을 쉬지 않았다고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는 예전 부서에서 친하게 지냈던 동갑내기 동료였다. 다행히 심폐소생술과 응급처치로 깨어났지만, 쓰러진 기억조차 하지 못했다.
또다른 또래 동료가 이 소식을 듣고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남 얘기 같지 않다고. 얼마 전 병원에서 전화를 받았는데, 건강검진 결과가 안 좋아 재검을 받았단다. 통증이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고 했다. 그렇게 무시해온 증상들은 결국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악화되어 있었다. 그들 모두 일에 진심인 사람들이었다. 어떻게든 자신의 일을 제대로 해내려 휴가도 못 쓰고, 밤늦게까지 회사에 남아 있었다. 그 대가가 결국 병원행이라니. 성실함의 결말치고는 너무나 가혹했다.
이 소식만으로도 충격이었는데, 다른 동료들이 더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해줬다.
전 온라인 게임이었떤 광고 회사와 컨설팅 회사에서는 '부고' 소식이 흔했다고 했다. 부모님 상이 아닌, 옆자리에서 어제까지 같이 일했던 팀장님, 부장님, 전무님의 부고가 몇달에 한번씩 들렸단다. 처음에는 모두 놀라고 슬퍼했지만, 계속 반복되자 그조차 익숙해졌다고 했다. 누군가의 죽음 앞에서도 프로젝트는 멈추지 않았고, 미팅은 예정대로 진행되었다. 회사는 그렇게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돌아갔다.
회사야 누군가 빠져도 돌아가는 조직이라고 쳐도, 왜 우리 온라인 게임인들은 몸이 아플 때까지 멈추지 못하는걸까. 아마도 오래 일할수록 바카라임감과 불안이 함께 커지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빠지면 누군가가 대신해야 하고, 일정이 밀리고, 팀에 피해를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여기에 아픈 티를 내기 힘든 환경도 한몫 할 것이고, 멈추면 큰일날 것 같은 두려움도 있다. 몸이 신호를 보내도, 회사에서 맡은 역할 때문에 쉽게 놓지 못한다. 어쩌면 온라인 게임생활을 오래 하며 터득한 것이, 아파도 버티는 법인지도 모르겠다.
온라인 게임인이 건강을 챙긴다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일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그런데 우리는 건강을 늘 일 다음으로 미룬다. 이번 프로젝트만 끝나면 쉬고, 바쁜 시기만 지나면 병원에 가고,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생각한다. 마치 일은 반드시 해야 하는 필수 업무고, 건강은 시간이 남을 때 챙기는 부가 업무처럼 말이다. 하지만 내가 있어야 일도 있다. 일이 나보다 결코 먼저일 수는 없다.
몸이 무너지면 단순히 며칠 쉬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하고 싶은 일을 계속할 수 있는 힘도, 새로운 기회를 선택할 여유도, 지금까지 쌓아온 것을 이어갈 가능성도 함께 줄어든다. 그래서 건강을 지키는 것은 더 오래 일하기 위한 기본 조건이다. 커리어에서 가장 먼저 지켜야 할 것은,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는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아플 때까지 버티는 것이 성실함이라면, 이제는 그 성실함의 기준부터 바꿔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