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무능할 때까지 승진한다

어렵고도 어려운 리더의 자리

by수풀림

"여러분, 그거 아세요? 리더는 무능할 때까지 승진하는 거에요."

리더십 강의 시간, 교수님의 짧은 한 마디에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회사에서 리더란 어떤 존재인가. 어렵게 노력해 피라미드 상층부 올라간 사람, 누구보다 일을 잘해서 남들보다 빠르게 승진한 사람, 조직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사람들 아니던가. 그런 이들을 수식하는 단어가 '무능함'이라니 얼마나 아이러니하던지...하지만 교수님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온라인 게임인들이 모여서 하는 이야기의 절반은, 상사가 얼마나 못나고 능력이 없는 사람인가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박 부장은 도대체 저 자리에 어떻게 올라간거야? 라인 타는 거 말고 할 줄 아는 것도 없으면서."

"이번 보고서 팀장님한테 보여드렸는데, 지적하시는 포인트가, 보고서 하나도 이해 못하하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어요. 휴..."


리더는 과연 무능한 사람들일까.

오히려 그 반대다. 자신의 자리에서 유능함을 보여줬기에, 조직에서 선택받은 것이다. 적게는 3대 1에서 많게는 20대 1의 경쟁을 뚫고 올라갈만큼 특출나게 잘하는 사람들.

그러나 리더가 되는 순간, 게임의 규칙이 바뀐다. 그동안 갈고닦아온 실무자의 무기가 더 이상 결정적인 무기가 아니게 된다. 실무자일 때는 엔지니어링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는데, 팀장이 되고 나서는 기술보다 고객사 문제를 해결하고 팀원을 이끄는 일이 더 중요해진다. 회계 담당자로 숫자에 빠삭한 ‘숫자통’이었지만, 부장을 달고 나면 숫자를 잘 보는 것보다 사람을 잘 보는 일이 중요해진다. 잘하던 일을 더 잘하는 것이 아니라,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새로운 퀘스트가 주어지는 것이다.

로렌스 피터는 바로 이 현상에 주목했다. 수많은 조직을 관찰한 끝에 1969년 ‘피터의 법칙’을 세상에 내놓았다. 사람은 현재 자리에서 유능함을 인정받는 한 계속 승진하고, 결국에는 자신의 능력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자리까지 올라간다는 것이다. 잘해서 올라갔는데, 올라가고 나니 잘해야 할 일이 달라지는 것. 이것이 피터가 말하는 아이러니다.


이미 누군가의 매니저가 되고, 조직의 리더가 된 온라인 게임인이라면 어떻게 해야할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지금까지 나를 성공시킨 능력과 앞으로 나에게 필요한 능력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내가 일을 잘해서 여기까지 왔더라도, 이제는 그것만으로 팀을 이끌 수는 없다. 대신 답을 빨리 내놓기보다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으로, 직접 해결하는 사람에서 다른 사람이 해결하도록 돕는 사람으로 조금씩 역할을 바꿔야 한다. 잘하는 사람에서 잘하게 만드는 사람으로.

두번째는 '언러닝(Unlearning)'이다. 언러닝은 배우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이미 익숙해진 지식과 방식을 내려놓는 것이다. 특히 리더에게 언러닝이 어려운 이유는, 버려야 할 것이 한때 나를 성공시킨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리더의 다음 성장은 더 많이 배우는 데서가 아니라, 과거의 성공 공식을 내려놓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리라. 이 한 끗이 당신의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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