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리더가 경계해야 할 것들
"내일의 성공에 있어 가장 큰 적은, 때때로 오늘의 성공이다"
미국의 유명한 리더십 전문가 존 맥스웰이라는 분이 남긴 말이라고 한다. 처음 이 문장을 봤을 때는 흔한 자기계발서의 한 줄처럼 느껴졌다. 특히나 회사에서 실패만 잔뜩 하고 있을 때 읽어서 그런지, 성공에 배부른 자들이 하는 말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온라인 게임생활을 오래 하며 많은 리더들을 관찰하다 보니 이 말이 불연듯 떠오를 때가 있었다.
이를테면 몇 년 전 우리 부서에 새로 부임했던 A 전무가 그런 사람 중 하나였다.
A 전무님은 우리 회사의 떠오르는 샛별 같은 존재였다. 오랫동안 일한 부서를 떠나 불모지 같던 다른 부서로 발령을 받았을 때도, 3년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 냈던 사람이었다. 곤두박질을 치던 매출을 다시 상승 곡선으로 만들고, 의욕이 없던 구성원들에게 생기를 불어 넣고, 존재감이 희미했던 조직을 회사 안에서 주목받는 부서로 바꿔놓았다. 그는 사장님의 든든한 인정과 구성원들의 무한 애정을 받으며 성장하고 있었다.
그런 그가, 리더의 부재가 6개월간 이어지던 우리 부서로 급작스런 발령이 났다.
그는 부임하자마자 기존 조직에서 잘 작동했던, 그만의 성공 방정식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자신과 함께할 똘똘한 구성원들을 추리고, 불필요하다 생각하는 미팅을 없애고, 효율적인 의사 결정을 위해 직접 자신이 회의 내용을 정리하며 결론을 내렸다. 처음에는 얼핏 이 방식이 잘 작동하는 것처럼 보였다. 복잡한 논의는 단순화 되었고, 일은 전보다 훨씬 빠르게 굴러가는 듯했다. 적어도 겉으로는 그랬다.
하지만 '속도'와 '효율'을 앞세운 A 전무님의 성공 전략은, 얼마 가지 못했다.
의사결정권과 정보 공유에서 소외된 다수의 구성원들은 조직에 실망하며 퇴사했고, 똘똘하다 믿었던 구성원은 그의 뒤통수를 쳤으며, 그가 빠르게 내린 결론은 3개월 후 악재로 되돌아왔다. 구성원간의 갈등은 심화되었고, 그런 갈등을 방치하는 그의 태도에 민심은 악화되었다. 뒤늦게 단체 회식을 잡고 관계를 회복하려 노력했지만, 이미 되돌리기 힘든 상황이었다. 잃어버린 신뢰는, 술 한잔으로는 절대 살 수 없는 조직 문화이자 가치였기 때문이다.
비단 A 전무님의 사례 뿐만은 아니었다.
글로벌 금융업계에서 이직한 CFO는, 우리 회사의 방식이 다 잘못되었다며 대대적인 개편을 선언했다. 전온라인 게임에서 성공했던 프로세스 개선을 시작했지만, 결국 에이스 인력들의 퇴사로 처참하게 끝이 났다. 주니어 시절 영업왕이었던 B팀장은, 자신의 영업 성공 노하우를 구성원들에게 아낌없이 전수했다. 그러나 그의 옛날옛적 영업 방식은, 비대면을 선호하는 고객들에게도, 자신만의 영업 경험을 쌓고 있 팀원들에게도 철저히 외면당했다.
성공한 리더를 망치는 건, 다름 아닌 성공에 대한 달콤한 옛 기억들이다.
'라떼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성공 스토리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AI 시대에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전래 동화다. 한때는 사람들을 움직였고, 조직을 성장시켰고, 실제로 누군가를 성공으로 이끌었던 이야기들. 하지만 전래 동화가 오늘의 생존 매뉴얼이 될 수 없는 것처럼, 과거의 성공 공식 역시 현재의 정답이 될 수는 없다. 설령 실패로 이어지더라도, 오늘날 필요한 성공의 자원은 무엇일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진짜 위기는 성공을 이루었을 때가 아니라, 그 성공을 한 번도 의심하지 않을 때 찾아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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