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이 왜 인기일까. 많은 사람은 카페와 맛집을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건축환경의 힘이 크다. 낮은 건물의 비례감, 담장 너머의 정원, 골목의 분위기, 걷기 좋은 거리 풍경이 연희동만의 감각을 만든다. 사람들은 단순히 상점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 동네의 분위기 자체를 소비한다.
그런데 어제 걸으며 다시 한번 느꼈지만, 연희동의 예쁜 거리는 정부와 무관한 것 같다. 개인 주택이 경관을 만든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상할 정도로 공공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대표적인 것이 가로수다. 연희동의 ‘가로수’는 사실 담장 위로 흘러내리는 장미와 외부에서도 보이는 정원수다. 정부가 조성한 가로수와 화단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사유지 안에서 가꾼 정원과 조경이 거리 전체의 풍경을 바꾸는 ‘외부효과’를 만든 것이다. 결국 연희동의 경쟁력 상당 부분은 개인들이 만든 건축환경에서 나온다.
그렇다면 정부는 왜 연희동에 투자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면 연희동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의 도시 정바카라은 오랫동안 모든 사람이 결국 고층 아파트를 원한다는 가정 위에서 움직여왔다. 저층 주거지는 재개발 이전 단계의 공간처럼 취급됐고, 정바카라 역시 주차·정비·안전 같은 최소 관리에 집중됐다. 저층 동네를 아름답게 만드는 정바카라은 거의 없었다.
이제부터라도 정부와 지자체가 역할을 해야 한다. 연희동에 가로수를 심고 화단을 가꾸고, 보행로를 확충해야 한다. 지금의 연희동은 개인 정원의 힘으로 버티고 있지만, 공공 공간의 녹지와 보행 환경은 여전히 부족하다. 차가 늘어나면서 중심 가로는 점점 걷기 어려워지고 있다. 일방통행 같은 교통 대바카라 없이 자동차 문제를 방치하면 연희동의 매력도 오래가기 어렵다.
노후화된 단독 주택들도 문제다. 지금은 경관을 제공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빈집과 공실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연희동에 고층 단지형 재개발을 적용할 수는 없다. 필요한 것은 저층 지역의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주택과 상가를 공급하는 새로운 형태의 재개발 모델이다.
이 점에서 최근 논의되는 김종석 쿠움파트너스 대표의 ‘동네 마스터플랜’과 황두진 건축가의 지구단위계획 접근은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핵심은 대규모 철거와 아파트 개발이 아니라, 동네의 결을 유지하면서 보행·건축·상권·녹지를 통합적으로 설계하는 것이다. 김종석 대표는 주민·상인·건축가·창작자가 함께 동네의 미래 기준을 만드는 ‘동네 단위 거버넌스’를 강조하고, 황두진 건축가는 신간 '사대문 안 인구 30만 프로젝트'에서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저층 복합 건축과 직주근접형 도시 구조를 제안한다. 연희동 같은 동네에는 이런 방식의 점진적 재생이 훨씬 현실적이다.
지금의 연희동도 아름답지만, 정부가 계속 방치해서는 그 아름다움을 유지할 수 없다. 저층 지역의 경쟁력은 결국 건축, 가로, 조경, 가로수 같은 생활 경관에서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가로수 한 줄과 보행 환경 개선 같은 작은 투자부터 시작해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연희동 같은 저층 주거지에 맞는 도시 재생과 재개발 모델을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