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회사에서도 못 버티는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by읽고쓰는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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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ENFJ다.

MBTI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사람들은 ENFJ라고 하면 당연히 단체 활동의 장인, 커뮤니케이션 능력 탑티어를 떠올린다. 학교 다닐 때 실제로 학생 임원도 했고, 발표도 좋아하고, 행사도 잘 꾸렸다.

가족에서도, 학교에서도 ‘어디 내놔도 슬롯성은 기본으로 깔고 가는 애’라고 불렸다.


그래서 나는 아주 오랫동안 스스로를 ‘단체 활동에 특화된 인간’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그게 아닐 수도 있다는 걸, 회사에 들어가고 나서야 깨달았다. 나는 회사에서는 이상하게 ‘유해 보이는데 뭔가 삐죽 튀어나와 있는 사람’이라는 걸. 겉으로는 친절하고 부드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조직의 규칙이나 리듬과 아주 미세하게 어긋나는 사람이었다.


처음엔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회사생활에 잘 안 맞는 사람이 나라고? 학생 때 리더도 해보고, 사람들과 잘 지내고, 학교 행사가 있어도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친구들 고민도 잘 들어주던 내가?

회사에 안 맞는다는 걸 인정하는 건 마치 나의 슬롯성 전체를 부정하는 기분이었다.

회사를 슬롯성 점검의 무대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러니 회사에서 헤매는 나를 보면서 "남들은 다 잘만 하는데… 나는 왜 이 기본도 못할까?" 이런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


그리고 그 생각은 퇴사를 하고 난 뒤에 더 크게 몰려왔다. 그때 가장 자주 떠올랐던 질문은 이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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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입전문가, 읽고쓰는 편입니다. 시나리오 작가로 오랫동안 타인의 이야기를 써왔고 지금은 감정과 위로에 대해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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