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의 고충 중 가장 큰 건, 물어볼 곳이 없다는 것이다. 회사에 있을 땐 어쨌든 “이건 어떻게 해야 해요?” 하고 물어보면 답이 돌아왔다. 같은 팀이 없더라도, 최소한 업계 사람들에게는 물어볼 수 있었다. 일이든 사람이든, “이 상황이 원래 이런가요?” 하고 물어보면 적어도 누군가는 경험을 토대로 답해줬다.
처음 회사에 들어갔을 땐 정말 모든 게 어려웠다. 특히 나는 관련 전공이 아니었던 터라, 그들이 쓰는 말 하나하나가 외계어였다. 법학과였던 나는 법률 용어보다 영화 관련 용어가 훨씬 더 어렵게 느껴졌다. “이번 시나리오에서는 안타고니시트(악역을 말하는 영화 용어어)를…” 이런 말들이 오갈 때면, 멍한 표정으로 회의실 벽만 바라보곤 했다.
그래도 그때는 물어볼 사람이 있었다. 실수를 해도 누군가는 알려 줬다. 설령 혼이 나더라도, 적어도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려주는 사람이 있었다. 그 작은 안내들이 쌓여 ‘능력치가 상승한다’는 느낌이 들었고 덕분에 매일 조금씩 성장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큰 건 ‘업계 분위기’를 알려주는 사람이 있었다는 거다. 처음엔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이 많았다. “왜 저렇게 말하지?” “저게 맞는 방식인가?” 싶은 순간들. 상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그때마다 선배들이 말했다.
“원래 그래. 너를 무시해서가 아니라, 이 업계가 원래 이래.”
그 말 한마디가 나를 얼마나 살렸는지 모른다.
그런데 프리랜서가 되고 나니, 그런 사람이 사라졌다. 정말 말 그대로 ‘허허벌판’에 놓인 기분이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방식이 맞는지, 이 방향이 맞는지, 이 정도 페이가 정상인지, 혹시 바보 같은 짓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묻고 싶어도… 물어볼 사람이 없었다.
실수를 해도 어떻게 고쳐야 하는 실수인지조차 모르니까, 하나 걸리면 한참을 헤맸다. 넘어지면 방향을 잃어버리고, 뒤돌아봐도 아무도 없고, 앞으로 가도 앞이 어딘지 몰랐다. 그래서 더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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