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모습

젊은 연인의 아름다움을 보고

by현월안




카페 창가에 앉아 지인과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냉커피 속에서는 갓 내린 커피의 향이 천천히 피어오르고, 유리창 너머에는 한여름의 햇볕이 세상을 달구고 있었다. 에어컨이 만들어내는 시원한 공기와 창밖의 뜨거운 열기가 유리 한 장을 사이에 두고 마주 서 있었다.



그때 카페 문이 열리며 한 젊은 남자가 들어왔다. 그의 두 손에는 아주 커다란 꽃다발이 한아름 들려 있었다. 마치 세상에서 가장 큰 꽃다발을 가지고. 그 큰 꽃다발을 사랑스럽게 안고 들어왔다. 그곳에 있던 사람들 시선은 모두 그 꽃다발을 향해 있었다. 젊은 남자는 조심조심 걸음을 옮겼다. 기대와 설렘과 그리고 조금은 쑥스러운 표정이 얼굴 가득 번져 있었다.



조금 떨어진 자리에는 누군가를 기다리던 젊은 여자가 앉아 있었다. 그녀는 남자를 발견하는 순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혹시 청혼이라도 하려는 걸까. 그녀의 미소에는 입꼬리만 올라간 것이 아니라 얼굴 전체가 활짝 웃고 있었다.



세상에는 수많은 표정이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얼굴만큼 아름다운 표정이 또 있을까. 남자는 작은 소리로 뭐라고 하고는 꽃다발을 건넸다. 젊은 여자는 두 팔 가득 꽃을 안았고, 남자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쑥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그들은 그곳에 있던 사람들을 의식했던지 조금은 어색해하며 조용히 그들만의 의식을 치르고 있었다. 그러나 그 조용함 속에는 수백 마디의 언어보다 깊은 감정이 흘러가고 있었다.



나는 한동안 커피잔을 내려놓고 안보는 척하며, 그 모습을 모두 바라보았다. 젊음이 예뻤고, 꽃이 예뻤고, 무엇보다 서로를 바라보는 마음이 참 예뻤다. 이상한 것은 그들이 짓는 미소는 내 것이 아니었는데, 그들의 미소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까지 따뜻해졌다. 마치 내가 꽃다발을 받은 것 같은 아름다움이 그곳을 가득 채웠다.



왜 인간은 아름다운 것을 보면 함께 행복해질까. 길을 걷다가도 예쁜 하늘을 보면 사람들은 걸음을 멈춘다. 붉게 물든 노을 앞에서는 누구나 휴대전화를 꺼내고, 첫눈이 내리면 아이도 어른도 창밖을 내다본다. 벚꽃이 피면 사람들은 아이처럼 행복해하는 것처럼.



꽃이 아름다워서일까. 노을이 아름다워서일까. 아니면 그것을 바라보는 나의 마음속에 본래 아름다운 본성이 있기 때문일까. 아름다운 것을 보면 먼저 마음에 닿는다. 이유를 알기 전에 감동하고, 생각하기 전에 스르르 전달된다. 아름다움은 전염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아름다운 것을 오래 바라보고 싶어 하는지도 모른다.



인간의 마음은 생각보다 쉽게 지친다. 하루에도 수 없이 사람들과의 연결과 경쟁과 비교, 그럴 때마다 사람들 마음을 조금씩 지치게 만든다. 그래서 아름다운 것을 오래 보려 하고 힐링을 하려 하는지도 모른다.



지인과 커피를 마시는 내내 젊은 연인의 아름다움에 시선을 빼앗겼다. 그렇게 큰 꽃다발은 처음 보았고, 꽃다발을 안은 여자의 모습이 너무 예뻤다. 계속해서 젊은 여자는 행복하게 웃고 있었고, 그 옆의 남자는 세상 무엇도 부럽지 않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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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그들은 자신들이 잠깐이지만 누군가의 한때를 환하게 밝혀 주었다는 사실을 모를 것이다. 하지만 아름다움은 원래 그렇게 전염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