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

사슬 또는 윤회라도 되는 듯이 이어지는:

by강혁준

아직도 곁에 있는 녀석.


여전히 녀석은 내 모든 게 신기하단 듯이 바라보고 있다. 지금의 모습은 성장을 끝마쳤다고 불러도 좋을 성인의 모습: 말하자면 이제부턴 늙어버릴 일만 남아있는 어른의 모습인데_ 어째서일까, 갓난아기가 옹알이라도 하는 듯이 웅얼거리기 시작한다.


평소처럼 손짓과 몸짓으로도 충분할진대 평소 같지 않은 지금인 걸까. 마치 시원찮은 프로젝트를 두고서 뭔가 의미가 있다는 듯이, 제법 진지하게 떠들어대는 팀장 같은 얼굴로 조곤조곤 웅얼거린다. 짐승의 앓는 소리도 없이 조곤조곤. 표정은 무슨 결심이라도 굳힌 듯이 잔뜩 진지한 게 꼭 뭐라고 할까. 자신의 필요를 설명하는 듯이 보이기도 하네.


꽤나 진지한 표정으로 이것저것 설명하기 바쁜 녀석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일전에 몇 번인가 했던 ‘놀이’를 말하는 듯한 짐작이 들었다. 아, 놀이라고 해서 정말로 녀석과 놀이를 하는 건 아니다.


아무런 의미도 남지 않을 짓거리를 두고서, 시간을 낭비했다는 기분이 드는 건 아무래도 싫으니까. 편의상 그리 부르고 있었을 뿐이다. 녀석과 나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게 어떤 것을 만들어내고 어떤 경험을 축적시키든 간에 말이다. 아무런 의미가 없다. 녀석과 나 사이에 뭔가 의미라고 부를 수 있는 게 생긴다면 아마도, ‘존재와 부재’에 결부되는 시시하기 짝이 없는 작용밖에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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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로운 사랑으로 서툴게나마 오지 않을 당신의 부재를 채워봤다. _ 시선과 버릇(2024)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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