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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세환 (경영컨설턴트, 피앤피에이전시 대표 / corea@uos.ac.kr)
가을이 오면 신발장부터 정리하게 된다. 한동안 거리를 지배하던 투박한 어글리 슈즈나 굽 높은 플랫폼 스니커즈에 조금씩 피로감을 느끼던 차였다. 그런데 이번 가을, 생각지도 못한 스타일의 조합이 찾아왔다.
스트릿 패션의 대표주자 MLB(엠엘비)가 26FW 시즌 새로운 뮤즈로 4인조 걸그룹 리센느(RESCENE)를 발탁하며 공개한 캠페인, ‘SLEEK, THE RESCENE WAY’ 이야기다.
야구화에서 태어난 슬림함, '슬릭(SLEEK)' 스니커즈
이번 캠페인의 중심에는 단연 MLB의 신작 스니커즈 라인 ‘슬릭(Sleek)’이 서 있다.
재미있는 건 이 신발의 출발점이다. 본래 투박하고 강렬한 야구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왔지만, 정작 완성된 실루엣은 날렵하고 납작한 '로우 프로파일(Low-Profile)' 형태다. 여기에 섬세한 베이스볼 스티치 디테일이 들어가 스포티함과 특유의 선을 동시에 살렸다.
스포티함과 여성스러움이 공존하는 이 특이한 밸런스가 바로 이번 FW 시즌 최고 키워드인 '힙페미닌(Hip Feminine)'의 핵심이다.
네 명의 멤버, 네 가지 컬러의 가을 룩
이번 화보에서 리센느 멤버 4명(리브, 미나미, 메이, 제나)은 각자의 개성대로 슬릭 라인업과 26FW 신상 아이템을 조합해 냈다.
먼저 리브는 측면 NY 로고와 지그재그 스티치 디테일이 도드라지는 '슬릭 파우더 트윌'을 택했다. 캐주얼하면서도 정돈된 스트릿 감성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반면 미나미의 스타일링은 훨씬 위트 있다. 로우 프로파일 쉐입의 '슬릭 스웨이드'에 토끼 귀 모티브가 들어간 '버니 컬러풀 퍼 언스트럭쳐 볼캡'을 매치했다. 자칫 밋밋할 수 있는 가을 스니커즈 착장에 사랑스러운 시선 집중 포인트를 만드는 센스가 돋보인다.
메이는 상의 디테일에 힘을 줬다. 세로 골지 패턴과 넉넉한 후드가 인상적인 '여성 바시티 레터링 골지 후드집업'을 입었는데, 톤온톤 레이스 테이프 덕분에 후드티 특유의 부해 보이는 느낌 없이 슬림하고 페미닌한 라인이 매력적이다.
마지막으로 제나는 광택 소재와 스웨이드가 조화로운 '슬릭 파우더'에 고양이 귀 디테일과 레오파드 패턴이 들어간 '레오파드 미야옹 비니'를 더했다. 과감한 패턴의 헤드웨어로 유니크함을 챙기면서도 전체적인 착장은 힙하게 풀어냈다.
왜 지금 '리센느'인가?
MLB 마케팅 본부 김태영 이사의 설명처럼, 이번 컬래버레이션은 단순히 트렌디한 아이돌을 모델로 세운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리센느만의 신선하고 감각적인 이미지가 MLB가 추구하는 젊고 트렌디한 브랜드 무드와 잘 부합해 새로운 브랜드 모델로 함께하게 됐다. 26FW 캠페인을 시작으로 다채로운 콘텐츠를 통해 MLB의 새로운 시즌 스타일을 전할 예정"
기존 스포티즘이 주던 단단한 이미지에 리센느 특유의 도회적이고 신비로운 무드가 얹어지면서, 브랜드 전체의 스펙트럼이 훨씬 넓어졌다. 올가을, 운동화 하나로 스트릿 무드와 페미닌한 감성을 동시에 챙기고 싶다면 이들이 제안하는 'SLEEK'한 레이어드를 유심히 살벼보길 바란다. 신발 하나 바꿨을 뿐인데 전체 착장의 분위기가 단번에 정리되는 경험을 하게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