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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자랑을 멈추었을 때 비로소 시작된 계약들
밤을 지새우며 100페이지에 달하는 제안서를 작성해 본 마케터나 영업 담당자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우리 제품이 지닌 압도적인 스펙, 정교한 알고리즘, 경쟁사 대비 우월한 처리 속도를 빽빽하게 담아내고 자신 있게 들어간 입찰 현장 말입니다. 심사위원들의 긍정적인 반응에 수주를 확신했지만, 정작 손에 쥐어진 결과는 씁쓸한 2등이었습니다.
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기술력이 모자라서였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고객이 '뛰어난 성능'을 구매한다고 믿었지만, 실제 고객은 '조직 내에서 난처해지지 않을 안도감'을 구매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술이 빠르게 평준화되는 시대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기능이라도 경쟁사가 순식간에 복제해 시장의 기본값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이제는 "우리가 무엇을 잘 만드는가"라는 공급자 시선의 질문을 거두고, "저 사람은 어떤 이유로 결제에 동의하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사람의 속마음
B2B 비즈니스가 철저히 데이터와 이성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구매 결정의 마지막 버튼을 누르는 주체는 결국 조직 안에서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온라인 게임인입니다.
"제안 내용은 정말 훌륭합니다. 하지만 관련 레퍼런스가 부족해 경영진에 보고서를 올리기가 난감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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