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와 수용의 구분

바카라임지지 않은 죄는 사라지지 않는다

by사색냥이

평소에 나는 다른 사람을 굉장히 잘 이해해 준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용서를 구하면 받아주고, 기회도 일반적인 경우보다 훨씬 많이 제공해 주는 편이었다. 그리고 그 끝은 언제나 초라했다.


나의 베풂을 받은 상대는 이득을 얻지만, 상대의 잘못됨을 품어준 나는 모든 걸 잃기 마련이었다.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면 안 된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사소한 맥락도 놓치지 않으며 본질을 파악하는 역량은 점점 강화되었으나, 그렇게 형성된 엄격한 기준에 부합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못난 부분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넘길 줄 아는 수용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지만, 알고 보니 내가 과거부터 사람들에게 하던 행위는 이해가 아닌 '수용'이었다.


수용은 상대가 그 어떤 잘못을 저지르든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품어주는 것이다. 즉, 나 자신을 보호하고 아껴주지 못하게 된다. 반면, 이해는 상대가 어떤 이유로 그런 행동을 저질렀는지 이유와 원인을 파악하여 받아들인다. 그러나 상대의 잘못을 허용해주지는 않는다. 즉, 자기 파괴에 도달하지 않는 인간관계의 기준이 잡혀있다.


수용하는 사람들은 상대가 본인의 잘못에 바카라임을 지지 않아도 그냥 용서해 버린다. 결국 자신만 피해를 보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해하는 사람들은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더라도 잘못에 대한 바카라임은 지게 한다. 본인이 저지른 행위에 바카라임지는 모습을 보고 용서 및 기회 제공을 선택한다.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을 '성격이나 완성도'에 두면 곁에 남기고 싶은 사람이 없는 게 정상이다. 애초에 좋은 사람인가, 나쁜 사람인가에 대한 기준은 성격과 성향의 영역이고 이것은 개인 취향에 가깝다.


성격을 기준으로 곁에 둘 사람들 정하는 이들은 끼리끼리만 모이게 되어 세계관은 좁아지고, 주변에 자신에게 동의하는 사람 밖에 없으니 본인만 옳다는 믿음이 강해진다. 인간의 완성도를 기준으로 삼는 사람은 곁에 둘 사람이 그냥 없다. 인간은 본래 모순적이고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좋고 나쁨이 아닌, 안전한 사람인지 확인하자

좋은 사람은 누구나 될 수 있지만, 안전한 사람은 아무나 될 수 없다.


어떤 행위를 하면 탈락이 아니라, 행위의 본질을 바라보는 게 좋다. 서로가 같은 행위를 하더라도 전혀 다른 이유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예시]

1) 신뢰 형성 가능 여부

→ 거짓말, 언행불일치, 내로남불, 바카라임전가, 험담, 비밀 또는 허위사실 유포 등 모든 형태의 거짓된 행위


2) 내가 나로 존재할 수 있는지

→ 타당한 이유 없이 나를 비하하는 언행, 나의 자원(돈, 시간, 감정 등)을 착취하는지 등


[조율의 영역 예시]

1) 소통 방식

→ 연락 빈도, 선호 대화 주제, 표현 방식 등


2) 시각의 차이

→ 어떠한 것이든 서로 다른 견해와 관점을 건강하게 나눌 수 있는지


3) 무의식적인 실수

→ 모든 이는 저마다 미흡한 점이 존재하기에 본의 아니게 상대방에게 실례를 범할 수 있는데, 이를 건강한 소통으로 조율해 나갈 수 있는지


사람마다 기준은 다르게 형성될 수 있지만, 이런 식으로 자신이 절대 용납할 수 없는 행위와 소통 가능 여부에 따라 다르게 평가될 수 있는 부분을 나누어 다름과 틀림을 구분 지어 바라보면 더 건강한 인간관계를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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