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와 저항은 왜 계속 반복되는가

선이 아니라 사람들이 반응했던 가격을 본다

by포스포르

트레이딩을 하면서 가장 오래 남은 개념을 하나만 고르라고 하면 나는 결국 지지와 저항을 선택할 것 같다. 처음에는 너무 단순해서 오히려 대단한 의미가 없어 보였다. 차트에 선을 몇 개 긋고, 가격이 과거에 멈췄던 곳을 표시하는 정도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더 복잡하고 정교한 지표를 배우다 보면 지지와 저항은 초보자가 처음 배우는 기초적인 개념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여러 지표를 사용해보고, 자동매매 전략까지 만들어보고, 다시 차트를 단순하게 보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지지와 저항의 중요성을 더 크게 느끼게 되었다. 결국 트레이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디에서 들어갈 것인가보다 어디에서 내 생각이 틀렸다고 판단할 수 있는가인데, 지지와 저항은 그 기준을 만들기에 가장 직관적인 구조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지지와 저항을 처음 배울 때는 보통 선으로 배운다. 과거 가격이 여러 번 반등한 곳에 수평선을 긋고 그것을 지지라고 부른다. 반대로 가격이 여러 번 올라갔다가 밀린 곳에는 저항선을 긋는다. 설명만 보면 매우 간단하다. 그래서 실제 차트에서도 정확한 가격 하나를 찾으려고 하기 쉽다. 하지만 시장을 오래 보다 보면 가격이 특정한 숫자 하나에서 정확하게 반응하는 경우보다 어느 정도의 범위에서 반응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지지와 저항은 하나의 선이라기보다 사람들이 반복해서 행동했던 가격대에 더 가까웠다.


이 차이를 이해하고 나서 차트를 보는 방식도 조금 달라졌다. 이전에는 내가 그어놓은 선에 가격이 닿으면 곧바로 반등하거나 밀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다 가격이 선을 조금 넘어가면 지지가 깨졌다고 생각했고, 다시 돌아오면 가짜 돌파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그렇게 깔끔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중요한 가격대 주변에는 여러 사람의 주문이 쌓여 있고, 손절 주문도 있으며, 이미 포지션을 가진 사람과 새롭게 진입하려는 사람이 동시에 존재한다. 가격은 그 주문들을 소화하면서 위아래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지와 저항을 정확한 한 줄로 생각하면 작은 흔들림에도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나는 이후 지지와 저항을 ‘가격이 반드시 반전해야 하는 장소’가 아니라 ‘시장 참여자의 반응을 확인해야 하는 장소’로 보기 시작했다. 중요한 지지에 가격이 도착했다고 해서 바로 롱을 잡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 자리에서 실제로 매수세가 들어오는지, 저점을 잠시 깨고 다시 회복하는지, 거래량이 증가하는지, 반등 이후 다시 같은 구간을 지킬 수 있는지를 보는 편이 더 중요했다. 저항도 마찬가지다. 과거에 여러 번 막혔던 가격이라고 해서 무조건 숏을 잡는 것이 아니라, 다시 그 가격에 도달했을 때 실제로 매도세가 나타나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지지와 저항이 반복되는 이유도 조금 다르게 보인다. 어떤 가격 자체에 특별한 힘이 있어서 시장이 반응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 가격에서 이전에 거래했던 사람들의 기억과 포지션이 남아 있기 때문에 반응이 만들어진다고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예를 들어 어떤 가격에서 크게 매수한 사람들이 있다면 가격이 다시 그곳에 내려왔을 때 추가 매수를 하려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반대로 그곳에서 물렸다가 겨우 빠져나오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전 고점 근처에서는 이미 수익 중인 사람이 익절할 수 있고, 돌파를 기다리던 사람이 새롭게 들어올 수도 있다. 결국 하나의 가격대에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가 겹쳐 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포스포르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차나 한잔 하시게

100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34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184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