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차트를 많이 알면 돈을 벌 수 있을 줄 알았다

더 많은 지표가 더 좋은 매매를 만들지는 않았다

by포스포르

처음 트레이딩을 시작했을 때 나는 차트를 잘 읽을 수만 있다면 돈을 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가 비슷한 생각으로 시장에 들어올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좋은 지표를 알고, 조금 더 정확한 진입 지점을 찾고, 상승과 하락을 조금 더 일찍 알아챌 수 있다면 수익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차트를 처음 접하면 그렇게 생각하기 쉽다. 가격이 지나간 자리에는 언제나 그럴듯한 이유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동평균선에서 반등했고, RSI가 과매도였으며, 중요한 저항선을 돌파했고, 거래량이 증가했다. 지나간 차트를 보고 있으면 시장은 이상할 만큼 논리적으로 보인다.


그래서 나 역시 계속 무언가를 배웠다. 이동평균선부터 RSI, 볼린저밴드, 거래량, 여러 보조지표와 매매기법을 찾아봤고, 하나의 전략에 다른 조건을 덧붙이는 일도 반복했다. 손실이 나오면 이유를 찾았다. 진입이 너무 빨랐던 것은 아닌지, 추세 필터가 부족했던 것은 아닌지, 더 긴 시간봉을 함께 봐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했다. 그렇게 하나씩 조건을 추가하다 보면 어느 순간 꽤 그럴듯한 전략이 만들어진다. 차트 위에는 여러 개의 선이 그어지고, 진입해야 할 이유도 많아진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매매가 쉬워지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판단해야 할 것이 늘어나면서 더 복잡해졌다.


한 지표는 매수를 말하고 다른 지표는 아직 기다리라고 했다. 15분봉에서는 상승 추세인데 4시간봉에서는 저항 바로 아래에 있었고, 돌파를 기다리다 보면 가격은 이미 멀리 가 있었다. 그렇다고 먼저 들어가면 그 자리가 고점이 되곤 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사람은 자신의 판단 체계 자체를 의심하기보다 새로운 해답을 찾게 된다. 아직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더 좋은 지표가 있을 것 같고, 유명한 트레이더만 알고 있는 특별한 매매법이 있을 것 같고, 승률이 높은 조합을 찾아내면 그때부터 트레이딩이 달라질 것처럼 느껴진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포스포르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차나 한잔 하시게

100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33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184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