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직 초등학생일 때 엄마와 아빠가 늘 싸웠던 장면이 지금도 기억난다. 대부분 말로 싸웠지만, 아빠가 너무 화가 나는 날에는 그릇이 날아다니기도 했다. 불같은 성격의 아빠와 날 선 말을 참지 않는 엄마는 우리 집을 전쟁터로 만들었다. 오빠와 나, 그리고 동생은 숨을 죽이고 긴장하며 싸움이 언제 끝날 지를 기다리곤 했다. 때로는 싸움이 끝나길 기다리다가 방문을 닫고 조용히 숨죽여 울면서 잠든 적도 있었다.
그때는 어려서 몰랐지만, 사실 문제는 교회 일만이 아니었다. 꾸준히 성실하게 회사 생활을 했던 아빠는 회사 생활하면서 받은 스트레스를 주식 투자로 풀고 있었고, 그 투자는 안타깝게도 백이면 백, 다 실패로 돌아갔다.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만 투자했으면 좋았을 텐데, 잃은 본전 생각으로 주위에 돈을 빌리면서까지 주식을 했고, 결국 큰 손해를 본 다음에야 엄마에게 사실을 토로하며 자기 잘못을 반성하기도 했다. 손해를 본 금액을 어떻게든 메우기 위해 엄마는 남들에게 아쉬운 소리를 해야 했고, 그동안 생활비로 모아두었던 돈을 아이들에게 쓰는 대신 아빠의 빚을 갚는 데 써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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