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말랑 해파리를 잡아보자

잡아서 어디다 쓰냐고요?

by팔레오

말랑말랑해 젤리피쉬라 불리는 해파리는 약 6억 년 전, 지구상에 출현한 원시 동물입니다. 삼엽충보다 선배라고 할 수 있죠. 해파리는 몸의 약 95~97%가 물인데 이는 수박과 수분 함량이 비슷합니다. 그리고 알다시피 대부분의 해파리는 독침을 쏠 수 있습니다.


촉수에는 자포라고 하는 독침 세포가 있는데 뭔가 자극을 받으면 준비된 독침이 용수철처럼 세포를 뚫고 나와 초고속으로 자동발사됩니다. 그 반응 속도는 0.01초 이하, 총알 속도에 비견될 정도로 빠릅니다. 따라서 살살 만진다고 안 쏘이는 그런 구조가 아닌 겁니다. 때문에 죽은 해파리도 함부로 만져서는 안 됩니다.


해파리에 쏘이면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두통이나 구토, 경련이 올 수 있고 심하면 호흡곤란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하니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만약 쏘였을 경우엔 민물로 씻으면 절대로 안 됩니다. 살에 붙어있는 촉수가 민물에 닿으면 자극을 받아 독침이 또 자동으로 발사될 수 있기 때문이죠. 반드시 바닷물로 씻어내야 하며, 플라스틱 카드 같은 걸로 살살 긁어내야 합니다. 하지만 어설프게 본인이 응급처치하는 것보단 119에 전화하는 게 최선입니다.


그럼 이제 그 위험한 해파리를 잡으러 떠나보겠습니다. 잡아서 어디다 쓰냐고요? 해파리냉채?

아니죠, 달리 쓸 데가 있거든요.



해파리가 보입니다. 바다에 불긋불긋한 것들이 떠있네요.



조류를 타고 한자리에 여러 마리가 모여있습니다.


우리나라 연안엔 여러 해파리가 살고 있는데 자주 볼 수 있는 것들이 '노무라입깃해파리', '보름달물해파리', '커튼원양해파리' 등이죠. 최근에 우리나라 연안의 수온이 높아졌습니다. 때문에 난류를 따라 이동하는 해파리가 급증했죠. 해파리의 천적은 쥐치입니다. 그런데 쥐치를 남획한 결과 해파리가 더욱 창궐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쥐포를 뜯을 때마다 해파리는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는 사실!



방파제 내항으로 왔습니다. 여기도 해파리가 있네요.



이 녀석의 이름은 노무라입깃해파리입니다. 독성도 강하고 엄청나게 크죠. 갓의 지름이 1m가 넘는 개체가 흔합니다.



크기도 크기지만 무수히 많은 촉수가 보기만 해도 아찔합니다. 물에 퐁당 빠져서 쏘이면 바로 응급실행이겠네요.



사냥에 성공했으니, 사진을 찍고 바로 신고 들어갑니다. 국립수산과학원(https://www.nifs.go.kr/portal/me/jelyB/actionJelyFormWrite.do)에 해파리를 신고하면 선물을 줍니다. 이게 해파리 사냥을 나온 이유지요. 해파리를 신고하려면 저장된 사진은 첨부가 안 됩니다.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찍은 사진만 첨부가 되죠. 그렇게 사진을 찍고 신고하면 문자로 접수 알림이 옵니다. 이후 선물이 올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리면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선물의 물량이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죠. 매년 7월 1일부터 선착순으로 200명, 8월 1일부터 또 선착순으로 200명에게 줍니다. 고로 7월 초와 8월 초를 노려야 합니다.



노무라입깃해파리



보름달물해파리



커튼원양해파리



그 외에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푸른우산관해파리'입니다. 크기는 매우 작아 500원 동전만 합니다.



그런데 이 해파리는 사실 해파리가 아닙니다.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편의상 해파리로 표기했지만 분류학상 '자포동물문 해파리강'이 아닌 '자포동물문 히드라충강'입니다. 여러 '개충'이 모여있는 군체로 단독 생명체가 아니죠. 그래도 촉수에 약한 독성이 있어 만지면 좋을 게 없습니다.



이 녀석은 진짜로 잡아왔습니다. 자세히 관찰하고 싶어서지요. 빛에 반응해 촉수를 움직이는 모습이 신기합니다. 앞서 말한 대로 해파리는 아니지만 해파리로 신고는 가능합니다.



자~ 오래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선물이 도착했네요. 정체 모를 상자와 바카라받침이 들어있습니다.



기대감을 갖고 언박싱합니다.(사실 뭐가 들어있을지 알고는 있습니다.)



약장사마냥 뜸을 좀 들이면서...



드디어 개봉했습니다. 동그란 구슬과 원목 받침대, 스위치가 있는 USB 케이블이 들어있네요.



무드등입니다. 국립수산과학원 일곱 글자가 품위와 간지를 더해줍니다.



불을 켜자 투명 구슬 안에 해파리가 짠~하고 모습을 드러냅니다.



아... 아름답습니다. 해파리 사냥을 나간 보람이 있네요. 여러 번 신고하면 별도로 선물을 또 보내줍니다. 근데 기대하고 받아보니 매우 얇은 해파리 관련 바카라자였네요. 이건 조금 실망스럽습니다.


올여름, 해파리도 잡고 예쁜 무드등을 득템해보시는 게 어떨까요?

사냥 도구는 스마트폰 하나면 끝!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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