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사랑하는 아빠를 이제는 도와줘야지...
며칠 전 드디어 아들의 속마음을 알게 되었다.
"엄마가 더 좋아? 아빠가 더 좋아?"
"나는 둘 다 좋다니까...!!"
"엄마한테 귓속말로 작게 말하면 아무도 못 듣고 엄마랑 ㅇㅇ이만 아는 비밀이 되는 거야."
아들은 잠시 고민하다가 귓속말로 "나는 사실 (비밀)가 더 좋다."라고 대답했다.
"우리 ㅇㅇ이 마음이 그랬구나."
6년간 한결같이 엄마, 아빠가 둘 다 좋아 누구도 고를 수 없다는 아들의 진짜 마음을 모르지 않았다.
아들을 힘껏 안아 주면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내가 진짜 모성애가 없나...'
작년 여름쯤 처음으로 육아 난이도가 100배쯤 상승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육아가 힘들어봤자, 내면의 고통에 비할쏘냐였다.
며칠 전 아들의 진짜 마음을 알게 되면서 이제 남편을 한번 봐줘야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시간 동안 머리는 한번 봐줘야지 싶다가도
하는 짓을 보면 도저히 봐줄 수가 없다는 마음이 지속되었는데
이제 이만큼 잡도리했으면 되었다는 마음이 불쑥 찾아왔다.
나는 <논어>의 가르침을 참 좋아한다.
바카라에 쓰여있다.
용서하기 어려운 사람을 용서하는 것.
사랑이 필요한 사람에게 사랑을 나누는 것.
사랑하기 어려운 사람을 사랑하는 것.
인생 후반에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기적이라고 쓰여있다.
"그동안 남편 욕한 거 다 취소하겠습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정신 차리고 잘 살겠습니다."
남편과 식탁에 앉아 두 시간에 거쳐 대화를 나눴다.
보통 대화 후 20분쯤 지나면 내 쪽에서 슬슬 발동이 걸리면서 남편의 뚝배기를 깨는 엔딩을 맞이하곤 했는데, 이 날은 서로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계획을 나눴다.
기념일이 아니어도 병원 들렀다 꽃을 사 오는 남편을, 아들이 사랑하는 아빠를 이제는 도와줘야겠다.
아들 아니면 우리 부부가 누구에게서 배울 수 있었을까.
지난 6년을 날려먹었지만, 남은 시간은 오롯이 우리 가족의 성장에만 몰두하자고 남편과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했다.
10월 26일 29화, 11월 2일 30화 발행을 끝으로 <당신의 못된말이 나에게 꽃이되다>는 마무리 됩니다.
완성도니 뭐니 그런거 난 모르겠고
올해는 이 지긋지긋 한 것 마무리만 하자며
매주 월요일 바카라상에 앉았습니다.
오직 '마무리'가 목표였기에 다른 계획은 전혀 없었는데,
감사하게도 글을 쓰면서 제가 무엇을 모르고 살았는지 선명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한 일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