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지옥에서 '사랑'하고 있나요?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랑,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랑

by이문희

아내와 사별한 뒤 10살 아이를 홀로 키우고 있다는 한 남성의 사연을 보았다.


오랫동안 좋아하던 아내와 늦게 결혼했고, 아내의 설득으로 아이를 가졌다. 아내는 임신 중 건강 문제로 힘들어했고, 출산 이후 폐부종으로 고생하다 아이가 돌 되기 전 세상을 떠났다.


작성자는 임신을 말렸어야 했다는 후회와 죄바카라감으로 정신과 치료와 상담까지 받았지만, 지금도 아이를 사랑한다고 느끼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이를 “사랑했던 아내가 남긴 숙제처럼 느낀다”며, 바카라임은 다하고 있지만 부모로서의 애정을 연기하는 것 같다며 조언을 구했다.






이런 글에도 악플이 달려있다.



"피해자 코스프레 하지 말고, 의무를 다 해라."


"누가 보면 아내가 다른 남자아이 데리고 와서 기르다 죽은 줄 알겠네요ㅋㅋ"

"본인 자식인데 어찌 그럴까요?"


해당 악플을 읽는 순간 뒷목이 뜨거워지면서, 신경통 증상이 나타났다.








6년 전 첫 아이를 출산했다.

그때 나는 다 잃었다.


출산을 얼굴로 했다고 볼 수도 있을 만큼 참혹한 현장ㅋㅋㅋ

자연분만은 6주, 제왕절개는 8주 후 회복된다고?

아니오. 단언컨대 짧으면 3년 길면 5년입니다. (충분한 회복의 시간과 치료가 병행했다는 가정하에)




사십 평생 처음 겪어보는 일이었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다고 이런 일을 겪나 싶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아직도 출산 전후로 겪었던 일들이 PTSD처럼 따라다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현재를 살며 과거와 싸우고 있다.


타인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세상에서, 나를 지키고, 아이를 돌보며, 내일을 꿈꾸는 것은 고통에 가까운 일이다.


나는 여전히 꼬박꼬박 돈을 벌어오는 남편이 있고, 따듯한 물이 나오는 집도 있고, 때때로 나를 위로해 주는 친구들과 가족도 있다.


요즘 건강 때문에 스스로를 돌보기 매우 어렵지만, 죽고 사는 문제의 질병도 아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내가 지옥에 있다고 느낄 만큼 마음의 고통이 크다.






사지 멀쩡한 건강한 부부도 육아는 힘든 영역이다.


심지어 정답도 없다.

부모가 되어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제외하면, 누구의 육아가 옳다, 그르다 함부로 말할 수 없다.


사랑하는 아내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괴로움과 자바카라감 속에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채 시작된 육아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감히 헤아리기 어렵다.


지옥에서 '사랑'이라는 단어는 사치스럽다.


매일매일 예리한 칼날이 내 심장을 도려내고, 찌르고, 뜨거운 불구덩이가 내 정신과 육체를 태우는 곳에서 아이를 끌어안고 "얘야, 너는 다치지 마라. 세상 모진 것들은 내가 막아줄게." 온몸으로 버텨내는 시간을 사랑이 아니면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랑이 있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랑이 있다.

배려, 희생도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다.





아이를 낳고 6년 간 스스로를 의심했다.

나는 모성애가 없는 걸까?


정말 무서웠다.

진짜로 모성애가 없는 거면 어떻게 하지?


임신과 출산기간 정신적, 육체적 고통이 너무 큰 나머지 아이 키우는 게 힘든 일 인지 그땐 몰랐다. 통증 때문에 일상이 어려웠지만 사람들 앞에선 크게 내색도 하지 않았다.


주변에서는 나를 에너지 넘치고, 누구보다 건강한 사람으로 알 정도로 열심히 살았다.


아이를 양육하면서 끝도 없는 죄바카라감을 마주해야 했다.


그런데 아이가 다섯 살 무렵부터 조금씩 육아 난이도가 올라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처음으로 아이 키우기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쯤 그 무렵부터 우리 아이가 예뻐 보이기 시작했다.








조언을 구하는 아이 아빠가 부디 편안해 지는 어느 좋은 날에 닿길 바라고 있다.

그리고 당신과 나도... 그 날까지 힘내봅시다.





추석명절 잘 보내셨나요?


이번 명절은 누구와도 연락하지 않고 충분한 휴식을 취했습니다. 그저 마음으로 사랑하는 이들에게 안부를 전하며 기도를 했습니다.



다시 또 시작된 일상 맛있는 거 많이 먹고 또 살아봅시다 :)

이전 24화나는 진짜 괜찮은 사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