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진짜 괜찮은 사람이야.

당신들이 아무리 주옥같이 말을 해도 말이지.

by이문희

"당신의 못된 말이 나에게 꽃이 되다."


첫 연재를 시작하며, 단박에 뽑아낸 제목이다.

말 그대로 여기저기서 날 찔러대는 말 덕분에 시작한 온라인카지노 스토리 좌충우돌 초보작가의 첫 에세이 제목



"너희가 아무리 잣같이 말해도, 나는 진짜 괜찮은 사람이야."


연재글을 발행하며 정성껏 항변하고 있었다.


"나 이렇게 열심히 잘 사는데?"

"나 이렇게 배려를 잘하는데?"

"너는 왜 그렇게 못되게 말해?"

"내가 더 잣같이 말할 줄 알지만 참아준 거야."



나는 모두에게 열린 사람이었다.


경계 없이 시간을 기꺼이 내어주고, 도울 줄 아는 그런 사람.

말 한마디만 예쁘게 해도, 천 냥 빚은 그냥 깎아주는 사람.

인사만 잘해도 커피도 사주고 밥값도 내어주는 사람.

반복적으로 선을 넘어도 이해해 주는 사람.




"나는 네가 왜 그렇게 못되게 말하는지 잘 알아."


상대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잘 알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모르고 살았다.




"당신을 이해하지만, 나를 함부로 대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겠습니다."


마주 보고 앉은 사람의 수치심이나, 열등감, 불안함은 내가 해결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님을 지난 2년 간 혹독하게 배웠다.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과, 타인은 내가 어떤 노력을 해도 바뀌지 않는다.




"당신의 못된 말에 나는 왜 찔렸을까?"


무수히 많은 시간들을 방황했다.

임신, 육아기간에 많이 아팠던 나를 남편이 적극적으로 돌봐주지 않았다는 핑계로 가정을 돌보지 않았다.


아니, 실은 돌보긴 했지.

그리고 전투적으로 그 값을 받아내고 있었다.


외부에서, 타인에게서.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어디인지 모르면..."


반드시 찔린다.


경계 없이 열어 둔 대문으로, 누구든 쉽게 다가올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의 반복적인 호의는 곧 누군가의 권리가 된다.


내 곳간 열쇠를 타인의 손에 넘겨준 것과 동일하다.



불운은 반드시 사람을 타고 들어온다.


열려있는 대문으로 원치 않았던 것들이 들어왔을 때 바로 알아챌 수 있을까?



내 체력은 짱짱맨이고,

마음이 돌처럼 단단해서 그땐 끄떡없을 줄 알았지!



"나 진짜 쎄! 네까짓 게 뭘 어쩔 건데?"


불운도 눈치를 본다.


아무 때고 불쑥 튀어나오는 게 아니라 빈틈에서 숨죽여 기다린다.

당신의 경계와 기준이 흐릿해질 때까지.



"당신의 못된 말이 나에게 꽃이 되다."


가정을 소홀히 하고 외부활동에 전념했다.

아니 솔직히 소홀히 하진 않았고, 최선을 다 했지만 보상이 필요했다.


내 중심에서 조금씩 멀어지며 방황을 시작하니 외부활동으로 인해 파생되는 것들이 나의 근간을 지속적으로 흔들고 있었다.


내 시간과 에너지를 길바닥에 뿌리고 다녔다.

내 운과 복은 무한동력이 아닌데 말이다.


제 자리를 지키지 않으면, 약해진 터전은 순식간에 흔들리기 마련이다.





"우리는 서로를 찔렀지."


뿌리가 약한 꽃이 물과 영양분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을까?

강풍에 강할까? 성장은 제대로 할까?


나도 당신도 참 미성숙했다.

나만 찔린 줄 알았는데 당신들도 참 아팠겠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여기야."


올해는 눈물을 머금고 내 팔다리를 자르는 심정으로 가지치기를 하고 있다.


나를 돌보고, 기다린다.

당장 큰 변화가 없어 때론 너무 조급하다.


빨리 건강도 회복하고 싶고, 해야 할 일이 산더미인데..

꼭 나만 멈춰있는 것 같단 말이지.




내가 제대로 성장은 하고 있는 걸까?


지인이 내게 메시지를 보냈다.

항상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을 테니, 아무 걱정하지 말고 잘 지내고 있기를 당부했다.


나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속으로 이렇게 되어 미안하다고만 말했다.




"기다리는 거야. 기다릴 줄 알아야 하는 거야."


"나 잘하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 이런 과정을 거치고 있어요."


하고 싶은 말은 잔뜩이지만, 그대로 삼켰다.


나에게 물을 주고, 햇빛도 주고, 스스로 잘 자랄 수 있게 나를 기다리는 것.

나를 돌보며 스스로를 신뢰하는 과정을 지켜내는 것.

나와 타인의 성장을 방해하지 않는 것.

우리가 이별해야 했던 이유를 명확히 알아가는 것.



"당신의 못된 말이 나에게 꽃이 되다."


사실은 말이지


세상이 나에게 아무리 못되게 말해도, 틀린 건 내가 아니라 세상이라고 악쓰고, 애쓰고, 증명하느라 스스로를 너무 오랜 시간 소진한 것 같아



"정말 미안해"


아무런 설명도 없이 멀어져서.

상처 주는 말 퍼붓고 멀어져서.


우리의 그동안의 인연에 참으로 감사하고 있습니다.


당신들도 충분히 행복하길 바라고 있겠습니다.

나도 나를 지켜야 해서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01. 나에게


그리고 문희야,

사과는 꼭 해야 하는 일에만 진심으로 하는 거야.

네 잘못이 아닌 일까지 바카라임지지 않아도 돼.


모든 게 네 탓이 아닌걸 잘 알잖아.


너도 분명히 존중받지 못했어.

너의 선의를 우습게 본 사람들의 몫까지 떠안지 마.


그리고 분명히 알아야 해.

너 스스로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02. 그대들에게


저는 그동안의 과오를 씻는 의미로 덕을 쌓고 있겠습니다.


그럼 이만 뿅...

결국 또 아슬아슬 자정을 넘겨 화요일 발행이네 T.T따흑흑

그래도 나는 했다.


인생 후반은 체력전이다.

운동 열심히 하며 우리 내년 여름 이후 아니면 조금 더 이후 어느 좋은 날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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