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것을 기억하며

-<Oren's New Diary> #10

by오렌



잠을 푹 잘 자고 눈을 뜨자마자 "하느님, 감사합니다!"가 터져 나왔다.

주일, 영성체를 모심으로써 성령으로 하나 된 힘이 틀림없다.

그리고, 곧 어제 읽었던 좋은 글을 옮겨 적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은, 변호사이지만 유일한 꿈이 소설가였던 한 사람이

거리에 타자기를 들고나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사람을 위한 소설을 써줌으로써 유명해진 거리의 소설가

댄 헐리의 바카라, <60초 소설가>에 수록된 이야기이다.



어느 월요일, 짐을 싸서 아예 뉴욕으로 이사하려는 생각을 갖기 전의 일이다.

콜럼버스 에비뉴와 72번가가 만나는 길모퉁이에 앉아 있는데,

아름다운 처녀 두 명이 걸어와 자신들을 에이미와 수잔이라고 소개했다. 내가 물었다.

"두 분은 지금 쇼핑하러 나왔나요?"

에이미가 말했다.

"오늘은 우리가 정신병원에서 하루 동안 외출하는 날이에요."

내가 놀라서 물었다.

"정말이에요?"

에이미가 슬픈 눈빛으로 대답했다.

"물론 정말이에요."

내가 다시 물었다.

"인생이 슬프다고 생각하나요?"

이번에는 수잔이 대답했다.

"이따금 나는 인생에 좋은 것이 있다는 걸 잊어버려요.

나쁜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죠."

그들은 아주 젊고, 해맑고 순수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고, 인생이 얼마나 좋은 것인가를 일깨워 줄 수 있는

그런 글을 써야겠다고 느꼈다.

그래서 이렇게 썼다.



: 아픔은 잊고 건강해질 것을 기억하자


에이미와 수잔이 자꾸만 잊어버리는 일이 있었다.

그들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가을날 새벽 숲 속 호수에서 맡을 수 있는 향기를 잊고 지낸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그들을 붙잡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잊고 지낸다.

그들은 크리스마스처럼 굉장한 일이나,

저녁 식사처럼 작은 일들이 다가올 때

마음이 설레는 것을 잊고 지낸다.

또한 그들은 봄에 북쪽으로 날아가는 기러기들의 울음소리를 잊곤 한다.

그들은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 마시는 커피맛과

샤워를 할 때의 기분을 잊어버렸다.

샤워를 하면서 서서히 잠에서 깨어나는 기분,

비누를 온몸에 묻히면 피부로 느껴지는 그 상쾌한 기분을.

그들은 사랑과 우정, 희망 같은 것들을 모두 잊어버렸다.

지나다니는 차 소리를 듣는 일과

거리에서 다른 사람들과 농담하는 것을 잊어버렸다.

그래서 그들은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의사를 찾아갔다.

그리고 이제 그들은 서서히 기억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름다운 모든 것들을 기억하면서,

그들은 더불어 고통과 상처, 힘들었던 일들을 기억하기 시작한다.

처음에 그들은 바로 이런 기억들 때문에 아름다운 일들을 잊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삶이다.

삶에는 고통과 아름다움, 좋은 것과 나쁜 것이 함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아름다움과 사랑, 행복에 의지하는 것이다.

그것들에 마음을 기대고, 그것들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 좋은 것들을 기억하기를.

기억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기를.


-<60초 소설가> p32-34, 댄 헐리 지음, 류시화 옮김, xbooks




(2026년 5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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