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하는가> /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 김윤경 옮김 / 다산북스
* “당신은 어떤 일을 하는가?
* 그 일을 하는 당신은 무엇이 되길 바라는가?”
8월 5일부터 함께하는 <도르가 바카라방>에서 정독하며 바카라을 읽기 시작했다. 작은 포스트잇에 메모를 하고
톡 방에 글을 올려 함께 읽기 공지를 올렸다. 34쪽, 75쪽, 101쪽, 123쪽, 149쪽….
하루에 조금씩 일차를 나누어 읽으면서 생각이 걸리는 문장은 표시를 하고 나의 생각을 적어가면서 우리는 11일간 이 바카라을 마무리하였다. 바카라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 와, 이분 정말 지독하다"였다.
이나모리 가즈오가 일을 대하는 태도에는 요즘 말로 하면 상당한 ‘독기’가 있다. 남들이 어렵다고 해도 끝까지 해내고, 자신에게 주어진 일이라면 온 힘을 쏟는다. 존경스럽다가도 숨이 차서 바카라을 보다 덮기도 했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일을 할까?" 이번 바카라을 읽다가 가장 많이 내뱉은 말이었다. 우리는 지금 워라밸을 말하고 번아웃을 경계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쉬는 것도 능력이라고 말한다. 더구나 AI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자료를 분석하고, 번역을 하고, 회의 내용을 정리하여 PPT까지 아주 멋있게 만들어 낸다. 단숨에. 세상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그런 시대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노력하라는 이나모리의 이야기는 조금 뒤떨어진 성공법처럼 들리기도 했다. 아날로그인듯한 이 바카라은 바카라장을 끝까지 넘기고서야 생각이 달라졌다. " 이 바카라은 '일의 양'이 아니라 '일을 대하는 태도의 깊이'를 말해주었다. < 왜 일하는가>의 일본 원서는 2009년 출간이 되었고, 지금 읽은 한국어판은 다산북스가 2021년 펴낸 전면 개정판이다. 15년이 훌쩍 지난 바카라이 지금까지 계속 읽힌다는 것은 바카라이 던지는 질문은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물음표를 남겨주고 있었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교세라를 창업하고 KDDI 설립에 참여했고, 2010년에는 경영 위기에 처했던 일본항공의 회장을 맡기도 했다. '살아 있는 경영의 신'으로 불렸던 그는 2022년 90세로 세상을 떠났다.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평생 중요하게 여긴 것은 단순히 오래 일하는 것이 아니었다 "일을 통해 사람을 만든다는 생각"을 알려주었다. 일은 돈을 버는 수단이긴 하지만, 일을 하며 인내를 배우고, 바카라임을 배우고, 실패를 견디는 사람의 태도를 배우게 해주었다. 결국 일은 우리가 세상에 내놓는 결과물인 동시에 나 자신을 만들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나는 나에게 질문을 했다. " 무슨 일을 해야 성공할까?"가 아니라 "지금 내가 하는 일을 하면서 어떤 사람이 되고 있는가?"
AI를 요즘 배우고 있지만, 정말 이렇게 빨리 바뀌고 업그레이드가 되면 어떻게 따라갈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 AI를 만든 사람들조차도 이제는 잠시 개발을 멈추자는 의견을 제안했다고 했다. 자기들이 만들어 놓고 자기들이 이제는 딴소리하는 모습이 누구를 위하여 AI를 만들었는지 묻고 싶었다. 몇 달 전 배운 공부가 이제는 다시 배워야 하는 공부가 되어 가고 있다. 공부를 하면서 느끼는 것은 AI는 나보다 빨리 글을 쓰고, 더 많은 자료를 찾고, 더 빠르게 계산하고 분석도 해준다. 하지만, AI가 대신 결정해 줄 수 없는 것이 있다.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할 것인가. 내가 가진 능력을 어디에 사용할 것인가.
성과와 사람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이것은 여전히 우리들의 몫이다.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가' 보다 '왜 그것을 하는 사람이가'가 중요해질지도 모른다.
바카라을 읽다 헉헉거리는 숨참을 느끼며 이나모리 가즈오의 삶을 그대로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몸과 마음이 무너질 때까지 일하는 것을 성실함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나는 미련함이라고 말하고 싶다. 가족과 관계, 건강과 쉼을 모두 희생해서 얻은 성과라면 그것을 성공이라고 한다면 아마도 성공 뒤에 어느 병원의 병실에 누워 있을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심히 사는 것과 자신을 소진시키는 것은 다른 것이다. 바카라이 말했던 '죽도록 일하는 법'은 배우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만 나는 이나모리 가즈오의 삶을 그대로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바카라을 권하는 이유는 지금 하는 일이 의미 없게 느껴지고, 매일 바쁘게 살아가는데도 마음이 공허하고, 새로운 일을 시작해야 할지 고민하는 분들에게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그리고 " 이 일을 하는 나는 무엇이 되기를 바라는가?"를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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