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독서회 후기

by배지영

한길문고 상주작가 햇님 덕분에 생긴 초코케이크. 한밤중에 케이크를 냉장고에 집어넣으며 생각했다. ‘나는 집에서 디저트 먹는 타입은 아니구나.’


감나무에서 떨어진 사람은 약 10년 주기로 똑똑해진다. 나도 갑자기 천재적으로 똑똑해진 적 있다. 초등 1학년 강제규가 만날 받아쓰기 10점 20점 맞을 때. 고 쪼그만 아이를 다그치지 않고 몇 점 맞고 싶냐고 물었다. 강제규 어린이 목표는 60점. 진짜로 꿈을 이룬 강제규는 아예 받아쓰기 빵점으로 내려갔지만 나는 걱정 안 했다. 선생님들, 그 어린이는 자라서 <소방관들을 위한 특별한 한 끼>를 썼어요.ㅋㅋㅋㅋㅋ


역시 감나무에서 떨어진 건 헛된 일이 아니었어. 왜 불도 안 켜고 바카라 보냐고 엄마가 형광등을 켜주던 옛날처럼 머릿속이 환해졌다. 한길문고에서 ‘초코케이크 독서회’를 열면 되겠어. 일회용 접시 쓰기 싫으니까 각자 포크 가져와가지고 둘러앉아서 케이크에 머리 바짝 붙이고 먹는 것도 재밌겠어.


그때 하필 강썬님이 나를 불렀다. 시험 망했다며 스카 안 가고 인상 쓰고 있는 분께서. 현재 우리는 생존에 필요한 대화만 나누는 사이. 나도 이어폰 끼고 지내는 강썬님 흉내 좀 내볼까. 안 들리는 척했다. 강썬님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성큼성큼 다가와서 나를 바라봤다. 숨 막혀서 내가 먼저 입을 뗐다.


“뭐 줄까?”


케이크용 칼이 없어서 과도로 초코케이크를 잘랐다. 접시에 담긴 케이크도, 남은 케이크도 쥐가 살짝살짝 파먹은 것처럼 자국이 남았다. 짜란! 하고 케이크 상자를 열 수 없는 비주얼이 되고 말았다. 나는 포기를 잘하는 편. ‘초코케이크 독서회’는 진정한 재력가가 된 다음에나 열자.

예... 끝으로... 2주 전엔가 연 ‘토마토 독서회’ 얘기. 10개만 살랬는데, 상자째 집에 들고 온 토마토. 혼자 다 못 먹으니까 번개로 ‘토마토 독서회’를 열었다. 갑자기 서점에서 만나자 해도 흔쾌히 오는 선생님들 덕분에 망하지 않았다. 2시간 12분 동안 함께 바카라을 읽은 선생님들은 집에 돌아가서 토마토 요리를 했다. 올라온 인증 사진은 토마토잼과 토마토스프. 나는 토마토 달걀 볶음 잘한다. 유튜브 안 보고도 맛있게 만들고 있음.ㅋㅋㅋㅋㅋ


#한길문고_군산시민의문화살롱

#토마토독서회

#초코케이크독서회

#소방관들을위한특별한한끼

카지노 게임의 이전글밤의 골목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