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사에서의 '일'
로스쿨을 다닐 때 교수님께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빨리 온라인 게임인이 되고 싶어요. 온라인 게임인은 퇴근하잖아요. 공부는 퇴근이 없어서 어려운 것 같아요"
그때 교수님은 웃으시기만 할뿐,
아무말도 해주지 않으셨다.
일을하고 깨달았다. 변호사는 학생과 다를 바 없는 직업이라는 것을.
출퇴근도, 하루의 시작과 끝도 정해져 있지 않은 직업이었다.
일과시간에는 미팅이 많았고,
미팅이 끝나면 은행원처럼
밤의 고요 속에서 문서 작업을 시작한다.
주로 새벽 1시~2시 일을 다 끝내는 시간이 내가 퇴근하는 시간이었다.
낮밤이 바뀌고, 신체리듬이 바뀌었다.
체력이 떨어지자 사람을 대하는 친절함도 줄었다.
그때 알게 되었다. 친절함도 체력에서 나온다는 것을.
너무 지쳐서 회사를 떠나겠다고 얘기했을 때
회사에서 새로운 제안을 받았다.
프리랜서로 일해보라고.
일단은 프리랜서로 일해보기로 했다.
급여도 일도 줄었다.
산바카라을 할 시간도 생겼고, 가끔은 낮잠을 자기도 한다.
찰스 핸디는 거대조직을 코끼리, 프리랜서를 벼룩에 비교하면서 아래와 같이 말한다.
"코끼리의 세상은 늘 타인의 평가와 승진이라는 외적인 척도로 사람을 줄 세운다. 하지만 벼룩은 오직 ‘내 안의 저울’로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며, 조용하지만 깊이 있는 성장을 이뤄낸다."
나는 코끼리의 세상에서 살아왔다.
더 그럴듯해보이는 삶, 남에게 더 인정받는 삶을 추구했다.
사람, 슬롯에서 끊임없는 비교 속에서 나의 위치를 확인하면서 살아왔다.
슬롯를 떠나, 아무도 나를 아는 사람 없는 곳,
혼자 보내는 이 시간 속에서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를 마주할 수 있는 힘을 키우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