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출과 함께하는 아침식사
부르사에 도착해서 함께한 주말이 지났다.
처음 맞는 아침, 남편은 새벽 6시에 출근한다.
새벽 6시 남편의 알람소리를 듣고 같이 일어났다.
남편이 씻는동안 함께 일어나서 아침식사를 준비했다.
지중해 국가에 온 만큼,
아침은 터키식 아침식사는 카흐발트다.
어렵지 않다. 올리브, 오이, 토마토, 치즈, 계란, 빵을 조금씩 함께 먹는 요리다.
대단한 요리를 하는 것도 아닌데
재료를 손질하면서 괜히 기분이 이상했다.
누군가의 와이프로 살아가고 싶지 않았었는데
아침을 차리는 내모습이 어색했다.
이렇게 정체되는 건가 두려운 마음도 들었다.
결혼을 결심하기 전에 남편에게 입버릇처럼 말했다.
"나는 밥을 하지 않을거야"
어린 시절 나는 엄마가 아침 밥을 하는게 불쌍했다.
아빠는 꼭 밥을 먹고 싶어했고,
밥, 국, 반찬까지 엄마는 아침마다 바빴다.
아빠는 집안 일을 거의 하지 않았다.
여자가 당연히 집안일을 해야한다는 어른들의 말도 싫었다.
결혼하고 집을 이사할 때,
시어머니가 이사를 도와주시면서 부엌에서
"너의 살림이니 이제 너가 잘알아야지"
라는 말을 듣고 괜히 한참 마음이 불편했었다.
그 후 나는 더 의도적으로
집안 일을 외면해왔다.
물론 불가피한 면도 있었다
나는 로펌에 다니다보니
아침일찍부터 새벽까지 회사에 있어야 했다.
한참 생각하고 있는데
출근 준비를 마친 그가 나를 돕는다.
주방에 나와있는 식재료를 냉장고에 넣고
손질된 재료를 접시에 옮기고
수저를 놓는다.
이게 그였다. 함께하는 사람.
밥상이 차려지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할 수 있는 일을 함께 했다.
가족은 함께하는 공간과 시간을 서로 바카라임지는 것.
그공간에서 서로 역할은 다르더라도
서로를 위해 움직여주고 있으면 충분했다.
부모님과 우리는 다르다.
어린시절 엄마에게 감정이입을 하면서
응어리진 마음으로 나의 역할을 회피하지 말아야겠다.
우리는 이 공간을 함께 꾸려나가는 것이니
잠시잠깐 조금 더 일하는 것같은 기분을
너무 신경쓰지 말아야겠다.
어둠이 걷히고 해가 떠오른다.
남편과 함께 식탁에 마주 앉았다.
어릴 때부터 줄곧 받기만 했던 내가
가족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마주하기 시작했다는 것.
이로서 나는 정체되는 게 아니라
성장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