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 여왕—돌아온 사람은 놓친 시간을 되찾을 수 있을까

오래된 이야기 속에서 다시 만나는 인간의 삶 87

by호시우행

카이와 게르다는 서로 이웃한 집에서 자란 아이들이었다. 두 집의 창가에는 장미가 자랐고, 아이들은 그 사이를 오가며 함께 놀았다. 어느 날 악마가 만든 거울의 조각이 카이의 눈과 심장에 박혔다. 카이는 아름다운 것에서 흠을 찾기 시작했고, 게르다와 할머니에게도 차갑게 굴었다. 겨울이 되자 눈의 여왕이 그를 먼 북쪽의 궁전으로 데려갔다. 게르다는 사라진 카이를 찾아 길을 떠났다. 여러 사람과 동물의 도움을 받아 마침내 눈의 여왕의 궁전에 도착한 게르다는 눈물로 카이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였다. 두 사람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왔을 때 그들은 이미 어른이 되어 있었지만, 할머니의 방과 작은 의자, 창가의 장미는 옛 모습 그대로였다. 두 사람은 나란히 앉아 어린 시절에 부르던 찬송가를 들었다.


오랫동안 집을 떠나 있었던 두 사람이 돌아온 뒤 처음 맞는 아침을 생각해 본다. 창가에는 장미가 피어 있고, 방에는 어릴 때 사용하던 작은 의자가 놓여 있다. 카이는 익숙한 물건들을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의자에 앉으려면 예전처럼 몸을 움직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동안 몸이 자랐기 때문이다. 떠나기 전에는 편안하게 앉았던 의자가 이제는 작게 느껴진다면, 카이는 자신이 돌아온 곳과 자신이 떠났던 때 사이에 차이가 있음을 몸으로 알게 될 것이다.


두 사람이 없는 동안에도 집에는 봄과 여름이 찾아왔을 것이다. 장미는 꽃을 피우고 졌으며, 겨울에는 가지가 앙상해졌다가 다시 잎을 내었을 것이다. 할머니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창가의 화분을 돌보았을 수도 있다. 카이와 게르다는 그동안 그곳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두 알지 못한다. 돌아온 사람에게 익숙한 장소는 자신이 기억하는 모습으로 남아 있지만, 그곳에서 흘러간 시간까지 보관하고 있지는 않다.


게르다는 카이를 찾아다니는 동안 여러 계절을 지났다. 마녀의 정원에 머물렀고, 왕자와 공주의 도움을 받았으며, 도적 소녀와 순록을 만났다. 카이는 눈의 여왕의 궁전에서 얼음 조각을 맞추며 지냈다. 두 사람은 같은 날 집으로 돌아왔지만, 떨어져 있는 동안 서로 다른 곳에서 시간을 보냈다. 게르다가 길에서 본 것을 카이는 보지 못했고, 카이가 궁전에서 겪은 일도 게르다는 모두 알지 못한다. 함께 자란 두 사람에게 이제 서로 모르는 시간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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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과 농업, 지역의 삶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있습니다. 익숙한 먹거리를 따라가다 보면 인간의 문명과 감정, 공동체의 역사가 보인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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