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몸은 누구의 몸인가

몸, 인간을 다시 묻다 25

by호시우행

아이가 외출할 옷을 고른다. 어른은 날씨를 보고 두꺼운 옷을 권하지만 아이는 좋아하는 옷을 입겠다고 한다. 시간이 빠듯하면 어른이 옷을 골라 입히기도 한다. 아이가 아직 날씨를 살피고 옷을 고르는 데 서툴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어른의 판단이 언제나 아이의 뜻보다 앞서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옷 한 벌을 고르는 일에도 두 사람의 생각이 들어간다. 아이의 몸을 돌보는 사람은 어른이지만, 그 옷을 입고 하루를 보내는 사람은 아이다.


아이는 배고픔과 포만감, 피로와 통증을 겪으며 자기 몸을 알아 간다. 처음에는 울음이나 몸짓으로 불편함을 나타내다가 자라면서 그 까닭을 말로 설명하고, 자신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법도 배운다. 위험을 알아차리고 행동의 결과를 헤아리는 능력은 한꺼번에 생기지 않는다. 발달심리학에서 말하는 실행기능도 어린 시절부터 청소년기에 이르기까지 계속 발달한다. 행동을 멈추고, 필요한 정보를 기억하고, 상황에 맞게 계획을 바꾸는 능력은 이런 과정에 속한다. 아이가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는지는 나이뿐 아니라 결정의 성격과 주어진 상황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어른이 아이를 보호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이가 자기 몸의 느낌을 알아차리고 말로 표현할 기회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 늘 어른이 먼저 판단하면 아이는 보호받을 수는 있어도 스스로 판단하는 경험을 쌓기 어렵다.


몸을 둘러싼 규칙도 아이가 자라면서 배운다. 씻고 옷을 갈아입는 일부터 다른 사람과 지낼 때 지켜야 할 위생과 안전의 약속까지, 어른이 알려 주어야 할 것이 많다. 이 과정에서 아이의 몸을 부끄러운 것으로 만들거나 어른의 요구에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가르치면 문제가 생긴다. 옷을 갈아입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는 아이에게 유난을 떤다고 꾸짖거나, 몸이 불편한데도 참으라고 다그치는 경우가 그렇다. 아이가 느끼는 불편함은 어른의 눈에 사소해 보여도 아이에게는 분명한 경험이다. 아이가 싫어한다는 이유만으로 필요한 규칙을 없앨 수는 없다. 다만 왜 지켜야 하는지 설명하고, 아이가 자기 몸의 느낌을 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이는 자기 몸을 돌보는 법과 함께 다른 사람의 몸도 함부로 대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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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과 농업, 지역의 삶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있습니다. 익숙한 먹거리를 따라가다 보면 인간의 문명과 감정, 공동체의 역사가 보인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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