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자기 몸을 얼마나 내어주어야 하는가

몸, 인간을 다시 묻다 26

by호시우행

아이가 밤새 열이 나면 부모도 잠을 이루지 못한다. 체온을 재고 물을 먹이며 젖은 옷을 갈아입힌다. 아이가 겨우 잠들면 부모도 잠자리에 눕지만, 작은 기척에도 다시 눈을 뜬다. 아침이 되어 아이의 열이 내리면 마음은 놓이지만 부모의 몸에는 밤새 쌓인 피로가 남아 있다. 아이는 조금씩 기운을 차리는데 부모는 이제야 졸음이 몰려온다. 한 사람의 몸을 돌보느라 다른 사람의 몸이 잠을 잃은 것이다.


부모가 되면 하루를 살아가는 순서가 달라진다. 배가 고파도 아이의 밥을 먼저 챙기고, 쉬고 싶어도 아이를 데리러 나가야 할 때가 있다. 아이가 아프면 예정했던 일을 미루고 병원으로 향한다. 부모에게도 자신의 몸을 돌보아야 할 필요가 있지만 아이의 요구는 기다려 주지 않을 때가 많다. 아이가 어릴수록 부모는 자기 시간을 마음대로 사용하기 어렵다. 몸은 여전히 자신의 것이지만 그 몸을 움직이는 이유 가운데 많은 부분이 아이에게서 온다.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 사람에게는 이러한 변화가 더욱 직접적이다. 임신 중에는 혈액량이 늘어나고 심장과 여러 장기가 평소보다 많은 일을 한다. 출산 뒤에는 몸이 회복될 시간이 필요하다. 수유를 하는 경우에는 영양과 에너지도 더 필요할 수 있다. 임신과 출산이 남기는 변화는 사람마다 다르며, 어떤 사람에게는 건강상의 어려움이 오래 이어지기도 한다. 출산하지 않은 부모 역시 아이를 안고 먹이고 재우는 일을 반복하며 신체적인 부담을 겪는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마음에 새로운 바카라임이 생기는 일인 동시에 몸의 생활이 달라지는 일이다.


사람의 아이는 태어난 뒤 오랫동안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혼자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하고 위험한 상황을 충분히 피할 수도 없다. 몸과 뇌가 자라는 데에도 긴 시간이 걸린다.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날 때까지 누군가는 먹이고 씻기고 보호해야 한다. 인간의 긴 성장 기간은 부모에게 많은 돌봄을 요구한다. 그러나 아이에게 돌봄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부모 한 사람에게 모든 일을 맡겨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인간은 오래전부터 여러 사람이 함께 아이를 길러 왔다. 부모뿐 아니라 조부모와 친척, 이웃이 양육에 참여하는 슬롯도 많았다. 아이를 키우는 일을 부모 두 사람의 바카라임으로만 여기는 방식이 모든 시대와 슬롯에 똑같이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돌봄의 양은 달라지지 않더라도 그 일을 나눌 사람이 있으면 부모의 부담은 줄어든다.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만큼이나 그 사랑을 지속할 수 있는 생활 조건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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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과 농업, 지역의 삶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있습니다. 익숙한 먹거리를 따라가다 보면 인간의 문명과 감정, 공동체의 역사가 보인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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