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이야기 속에서 다시 만나는 인간의 삶 76
우라시마 타로는 바다 밑 용궁에서 고향으로 돌아갈 때 작은 상자 하나를 받는다. 용궁의 공주는 그에게 상자를 열지 말라고 당부한다. 우라시마는 상자를 가지고 고향으로 향하지만, 그가 알던 마을은 사라져 있었다. 집도 가족도 찾을 수 없었고,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도 없었다. 용궁에서 보낸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땅 위에서는 긴 세월이 흘러 있었다. 고향에 돌아온 그는 상자를 열었고, 흰 연기가 피어오르자 젊었던 몸이 늙어간다. 널리 알려진 이야기는 그 장면에서 끝난다.
우라시마가 고향에 가져온 것은 상자만이 아니었다. 상자를 열지 말라는 공주의 말도 함께 가져왔다. 상자는 손에 들고 올 수 있었지만, 그 말이 나온 사정까지 고향으로 가져올 수는 없었다. 공주는 왜 상자를 열지 말라고 했는지 이야기 속에서 자세히 설명하지 않는다. 우라시마가 그 말을 어떻게 이해했는지도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그가 상자와 당부를 함께 받았다는 사실, 그리고 고향에 돌아온 뒤 그 말을 함께 나눌 사람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선물에는 물건만 들어 있지 않을 때가 있다. 건네는 사람이 무엇을 생각했는지, 어떤 마음으로 그것을 골랐는지, 받을 사람이 어떻게 사용하기를 바랐는지가 함께 담긴다. 물건을 받은 사람은 그것을 오래 간직할 수도 있고, 건넨 사람이 당부한 대로 사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물건을 주고받은 두 사람이 떨어져 있으면 그 뜻을 다시 물을 수 없는 순간이 온다. 물건은 남아 있어도 그 물건에 담긴 말을 설명해 줄 사람은 곁에 없을 수 있다.
우라시마에게 닥친 일이 그랬다. 용궁에 있을 때 공주의 말은 그곳에서 맺은 관계 속에서 들은 당부였다. 그러나 고향에 돌아온 뒤에는 그 관계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는 공주의 말을 기억할 수 있었지만, 그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다시 물을 수는 없었다. 상자를 열지 말라는 지시는 남았으나, 그 지시를 둘러싼 세계는 사라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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