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은지심을 통한 슬롯복지 실천(2)

인의 확충(擴充)을 통한 실천

by오아시스

맹자는 제선왕이 제물로 끌려가는 소를 보고 살려주라고 한 측인지심이 왜 백성에게는 이르지 않느냐며 지적한 바 있다. 맹자는 소나 사람에게 차마 잔인하게 하지 못하는 마음을 측은지심이라 하였고, 이는 사람이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본성인 인의 단서라고 했다. 이러한 다른 생명을 측은하게 여기는 감정을 단서로 삼아 인간의 본성인 인을 확충하면 나라의 백성들을 온전하게 보전할 수 있다고 하였다.

선왕(先王)께서는 차마 다른 사람에게 잔인하게 하지 못하는 마음이 있어서 차마 다른 사람에게 잔인하게 하지 못하는 정치가 있었습니다. 차마 다른 사람에게 잔인하게 하지 못하는 마음으로 차마 다른 사람에게 잔인하게 하지 못하는 정치를 펼치면 천하를 다스리는 것은 손바닥 위에서 운용할 수 있습니다. - 《맹자》「공손추」편

맹자가 사단을 말하고 그 확충을 이야기한 까닭은 통치자가 불인인지심의 통치를 현실 정치에서 펼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인간은 본디 선한 마음을 품고 태어났으니, 왕의 자리에 오른 자는 그 마음을 백성을 위한 정치로 확충하라고 재촉한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마음을 확충하면 세상을 충분히 안정시킬 수 있지만, 그러지 못하면 제 부모조차 섬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남의 고통을 모른 척하지 못하는 마음을 타고났기 때문에 그것을 미루어 넓혀나가 그 마음이 세상을 가득 채워야 한다는 것이다. 맹자는 인의 확충을 설명하면서, 사랑하는 마음을 미루어 사랑하지 않는 데까지 미쳐야 한다고 했다. 자기 집 노인을 섬기는 것으로서 남의 집 노인에게 미치고, 자기 자식을 아끼는 것으로서 남의 집 자식에게까지 그 마음이 미쳐야 한다는 것은 바로 인의 확충을 의미한다. 측은지심의 마음은 나와 가장 가까운 가족에 우선 영향을 끼치지만, 그 울타리를 넘어 세상으로 확산해야 마땅하다는 설명이다.

사단(四端)이 나에게 있는 것을 확충하면, 마치 불이 처음 타오르는 것과 같고 샘물이 처음 흘러나오는 것과 같다. 만약 이것을 능히 채울 수 있다면 족히 천하를 안정시킬 수 있고, 만약 다 채울 수 없다면 부모를 섬기기에도 부족하다. - 《맹자》「공손추」편

확충(擴充)은 측은지심이라는 개인의 감정에서 출발하여 궁극적으로는 슬롯 제도와 공적인 실천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맹자가 강조하는 확충은 바로 이러한 감정의 확장 가능성을 의미한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타인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는 선한 본성을 가진 존재이다. 다만 문제는 그 마음이 어디까지 도달하느냐에 달려있다. 맹자는 불인인지심의 마음으로 하는 정치를 왕도(王道)라고 말했지만, 이 왕도를 ‘덕으로 인을 실행하는 정치’라는 뜻으로 새롭게 정의한 것도 맹자다. 맹자는 통치자 개인의 덕성(德性)을 확충하여 현실 정치에서 덕치(德治)를 펼치면 덕의 영향력이 놀라울 정도로 커지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보았다. 맹자가 말한 왕도는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백성이 생명을 기르고 주검을 장송하는 데 유감이 없다면 그것이 바로 왕도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맹자는 왕도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선해서 일정한 생업을 보장하는 항산(恒産)을 제도적으로 실현해야 한다고 했다. 국가가 백성에게 항산, 즉 생계를 이어갈 최소한의 자산이 있도록 애쓰는 것은 백성들이 일상의 삶에서 늘 가지고 있는 떳떳한 마음인 항심(恒心)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가난하여 굶주림에 시달리면 마음이 불안하기 때문에 도덕 따위를 지킬 여유조차 사라지게 된다. 백성이 굶주리는 나라에서 도덕과 질서를 말하는 자체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맹자가 말하는 왕도정치는 백성들이 도덕적으로 살 수 있도록(恒心항심) 국가가 환경적인 여건(恒産항산)을 마련해주는 정치였다.

다섯 이랑의 토지에 뽕나무를 심으면 쉰 살 된 자도 비단옷을 입을 수 있습니다. 닭과 돼지 등 6종의 가축을 번식시킬 시기를 놓치지 않는다면 일흔 된 자가 고기를 먹을 수 있습니다. 백 이랑의 밭의 농사지을 시기를 놓치지 않는다면 여러 식구가 함께 사는 집이 굶주리지 않을 것입니다. 조심스럽게 학교 교육을 하여 효성과 우애의 뜻을 반복해서 가르친다면 반백(半白)이 된 사람이 길에서 짐을 지거나, 이고 다니지 아니할 것입니다. 늙은이가 비단옷을 입고 고기를 먹고, 백성이 굶주리지 않고 춥게 살지 않게 되고서도 왕 노릇을 하지 못한 사람은 여태까지 있어 본 일이 없습니다. -《맹자》「양혜왕」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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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롯복지사, 호는 사천(沙泉), 윤동주와 쇼펜하우어를 동경하는 염세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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