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 15장: 바쁘다는 핑계, 놓쳐버린 일상의 감사

사소한 것에 감사하는 삶의 태도가 큰 비전도 완성시킵니다

by노바티오Novatio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에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대기 중의 공기 자체가 후끈합니다. 더위를 이기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저의 경우에는 '감사하다'는 마음을 항상 유지하며 '짜증' 혹은 '불쾌감'을 최대한 멀리합니다.


'불쾌하다'는 감정을 몸에 지닐 수록 나의 신체는 그 느낌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실제 기온보다 더위를 좀더 느끼는 것 같고, 매사가 불만족스럽게 느껴지는 안좋은 현상이 벌어집니다.


무덥고 땀이 나는 것은 동일한 현실이지만, '땀이 나는 내 몸을 보면서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해 나의 신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으니 감사하다!'는 생각으로 즐겁게 더위와 친구가 되는 쪽을 저는 택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현재의 낮 온도보다 약 10도가 높은 지역(뭄바이 & 뉴델리, India)에서 생활하다 왔기 때문에 신체가 견딜 수 있는 낮 최고 기온이 48도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당시의 체감온도는 50도를 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쪽의 기온보다 한국은 여전히 10도가 낮으니 저의 입장에서는 '감사할 따름'입니다.


오늘 읽은 고대의 기록은 현실을 살아가면서 예전에 경험했던 크고 작은 사건과 은혜에 감사함을 잊지 않기 위해 자신의 행위를 신중하게 돌아보는 작은 실천방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당시의 사람들은 '받았던 은혜를 혹은 어떤 사명'을 잊지 않기 위해 옷자락 끝에 자주색 끈을 달아 그것을 볼 때마다 예전의 감사한 일을 '기억'하고자 했으며, 그렇게 받았던 은혜 혹은 감사함과 정반대되는 욕망의 길로 가는 것을 경계하고자 했습니다. 무척 간단한 방법이지만 상당히 지혜로운 행동 방식이라고 생각됩니다.




마음에 다가온 한 구절(Quiet Time)


“너는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일러라. 그들에게 말하여, 대대로 옷자락에 술을 만들고 그 옷자락 술에 자주색 끈을 달게 하여라. 그리하여 너희가 그것을 볼 때마다, 주님의 모든 계명을 기억하여 실천하고, 너희 마음이나 눈이 쏠리는 것, 곧 너희를 배신으로 이끄는 것에 끌리지 않도록 하는 술이 되게 하여라." (민수기 15, 38-39)
술 (타실) Tassels of a bed from Paris, circa 1782–1783, Metropolitan Museum of Art / Source: Wikipedia
"Speak to the Israelites and tell them that they and their descendants must put tassels on the corners of their garments, fastening each corner tassel with a violet cord. When you use these tassels, let the sight of them remind you to keep all the commandments of the LORD, without going wantonly astray after the desires of your hearts and eyes." (NAB, Numbers 15, 38-39)

매일 쏟아지는 시사 뉴스를 봅니다. 상당히 자극적인 사건사고 소식 뿐입니다. '남들도 다 하니까'라는 상대적 비교와 안일함에 빠져 주식 투자 공부 한번 제대로 해 본적 없는 사람들이 상당한 금액을 상승 주식에 투자했다가 좌절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내용은 이스라엘(Israel) 자손이 광야를 거쳐 약속의 땅 가나안(Canaan)으로 향하는 도중 하느님께서 모세(Moses)를 통해 전달하는 다양한 제사와 감사의 방법입니다.


특히 강조되는 부분은 가나안에 들어가 정착하더라도 하느님과의 관계를 잊지 말라는 ‘제사 예물 규정’과 첫 반죽을 먼저 올리는 ‘감사의 첫마음’, 그리고 실수로 지은 죄와 고의로 지은 죄를 엄격히 구분하는 법적 정의에 관한 내용입니다.


모두가 쉬면서 주님에 감사함을 표하는 안식일에 나무를 줍다가 적발된 이는 돌에 맞아 죽는데 이 부문은 현대인들의 삶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어서 선뜻 내용을 수긍하기 어렵다는 제 자신의 한계가 있습니다.


복잡한 현대인의 삶은 일요일에도 대중교통이 운행되어야 하고, 생활에 필요한 각종 물품은 계속 사거나 팔아야 합니다. 이 규정대로라면 뭔가 밥벌이를 위해 경제활동에 참가한 현대인들은 모두 처벌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 이 대목은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할 지 잘 모르겠습니다.


주목하는 부문은 겉옷 네 모서리에 자주색 끈으로 ‘술(Tassels)’을 매달고, 이를 볼 때마다 감사함을 기억하는 생활 속 실천방법입니다. 옷자락 끝에 매달린 작은 술을 볼 때마다 주님의 계명을 기억하고 눈과 마음이 끌리는대로 '욕망의 불구덩이'로 빠지지 말라는 당부이기도 합니다.


남성으로서 시각적인 유혹과 자극에 쉽게 흔들리는 제 자신에게도 매 순간 스스로의 정체성을 돌이켜보게 만드는 ‘시각적 안전장치’와 같다고 생각됩니다.


사제(Priest)를 통해 속죄 예식을 올려 나눔과 용서를 배우고, 일상의 작은 옷자락 술 하나에서도 '보이지 않는 존재'의 임재를 깨닫는 것, 그것이 숱한 유혹이 난무하는 광야 같은 험난한 이 시대를 견디어 내는 천주교 신자로서의 균형 감각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제 자신은 일상이 바쁘다는 핑계로 놓쳐버린 삶 속에서 감사해야 하는 ‘술(Tassels)’은 무엇인지, 또한 유심히 살피며 경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오늘 하루 나의 옷자락을 잠시 쳐다봅니다.


본문 요약 (Summary, 민수기 Numbers 15, 1-41)


주님께서는 모세(Moses)에게 이스라엘(Israel) 자손이 약속의 땅 가나안(Canaan)에 들어간 뒤 바쳐야 할 예물 규정을 일러주셨습니다.


번제물이나 희생 제물을 바칠 때에는 가축의 종류에 따라 고운 밀가루와 기름으로 만든 곡식 예물, 포도주로 바치는 음료 예물(제주)을 정해진 수량대로 함께 바쳐야 했습니다.


이 규정은 본토인뿐만 아니라 함께 머무는 거류민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었습니다. 또한 그 땅의 빵을 먹을 때 첫 반죽으로 만든 빵 한 덩이를 주님께 예물로 바쳐야 했습니다.


실수로 계명을 어겼을 경우, 온 회중은 수소 한 마리와 숫염소 한 마리로 속죄 제물을 바쳐 사제(Priest)의 속죄 예식을 통해 용서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고의로 죄를 지은 자는 주님을 모독한 것이므로 공동체에서 제거되었습니다. 이어서 안식일에 나무를 줍다가 적발된 사람에게 주님의 명령에 따라 돌형이 내려져 처형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주님께서는 이스라엘 자손의 겉옷 네 모서리에 자주색 끈으로 술(Tassels)을 달도록 명하셨습니다. 이는 옷자락의 술을 볼 때마다 주님의 모든 계명을 기억하고 실천하여 하느님 앞에 거룩한 사람이 되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참고문헌 Bibliography


한국천주교 서울대교구, '굿뉴스> 성경읽기> 구약성경> 민수기> 15장', 최종접속 2026-08-07

Numbers, Chapter 15. New American Bible (NAB). Washington, D.C.: United States Conference of Catholic Bishops (USCCB). Accessed August 7, 2026. https://bible.usccb.org/bible/numbers/15.

Title Background Image: Tassel, Photo by Tatiana Tochilova from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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