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칠순의 엄마와 함께 버스에 올랐다.
난 아이들을 챙겼고 엄마가 버스 요금을
한 번에 내려고 단말기에 태그를 하는데
뭔가 잘 안되었는지 버벅거렸다.
버스 기사는 답답했는지
엄마를 향해서 빨리빨리 좀 하라고 다그쳤다.
그 모습이 속상했지만 굳이 싸우고 싶지는 않아
말을 내뱉지 않았다.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이
엄마는 전혀 타격감이 없었다.
원래도 잘 들리지 않았는데
버스가 시끄러우니 그 소리가
자신에게 한 소리인 줄 몰랐던 것이다.
그날 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누가 나를 욕해도 내가 안 들으면 되는 거 아닐까.
버스기사는 뭐가 그렇게 답답했는지 소리쳤지만
엄마는 잘 듣지 못해 그 화를 받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엄마가 마음을 다칠 일이 없던 것이다.
그동안 나는 사람들의 무의미한 비난과
그들의 모든 말, 행동, 표정, 분위기까지
내가 다 관찰하고 연구하면서
'나를 어떻게 여기는지' 생각했다.
타인의 의중을 살피는데 수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세상의 모든 비난을 다 찾아내려고 노력했다.
티끌 하나 미움받고 싶지 않았다.
기차에서 아기가 내는 작은 웃음소리조차
타인에게 민폐가 되고 무개념한 엄마로 보일까봐
속이 타들어갔다.
기차 승객 수 십 명의 비위를 맞추려고
아무 잘못 없는 아기를 다그쳤다.
모든 것을 소진시키는 삶이었다.
내 감정과 마음, 삶까지도.
욕하려면 해라
비난하려면 해라
내가 80억 인구의 비위를 맞추고 살 수는 없으니
사람으로서 최소한 예의를 지키며 살면 되는 거지.
그 이외의 소리는 봐도 못 본 척, 들려도 안 들린 척
그렇게 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