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잡초의 슬픔

by블루유니버스

몇 달 전부터 작은 텃밭을 가꾸기 시작했다.

매주 1번씩 텃밭에 갈 때마다 잘 자라고 있을지

죽진 않았을지 설렘반 걱정반으로 간다.


어느 순간부터 상추나 고추보다

더 신경 쓰이는 것이 생겼는데

바로 잡초 뽑기이다.


잡초는 물을 안 줘도 자신의 강함을 드러낸다.

시들지도 않고 스스로 자란다.

손으로는 뿌리가 잘 뽑히지도 않는다.

삽으로 파내야 겨우 뽑힐 만큼

강하게 뿌리내려 있다.

온몸으로 살기를 갈망하는 것처럼


그 생명력을 보며 '잡초처럼 강해져야지'보다

안쓰러움을 떠올린다,


한 철 화려히 만개하여 스러질 때조차

아름다운 꽃도 아니고

누군가 애지중지 키우는 화초도 아니고

구석진 땅 끝에서 겨우 뿌리내려 살아남는 모습이


마치 어느 불모지에서 살아남으려 안간힘을 쓰는

내 모습 같아서일까


어차피 잡초의 운명이라고 한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버티고

그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나만의 꽃을 피워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