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해빠진 사람의 공허

타인과 세상의 인정에 굶주린 사람

by블루유니버스

조용하고 유난히 부끄럼이 많았던 아이

가진 모든 것이 초라했던 아이


어린아이의 무의식은 이렇게 커져만 갔다.

'이대로의 나는 사랑받지 못할 거야'

그럼에도 아이 마음 한구석에선 늘 소망했다.

나도 관심받고 싶다고


아이의 무의식은 가장 편한 방법을 택했다.

내가 좋아하는 걸 찾고 그걸 가꾸는 것 대신 세상에서 말하는 '착한 아이'가 되기로

- 원하는 걸 말하기보다 참기: 이기적인 사람처럼 보일까 걱정되고 양보하는 모습이 나으니까

- 아파도 참기: 나 때문에 일정 틀어지지 않게

- 내 몫이 모자라도 참기: 나 때문에 누군가 곤욕스러우면 안 되니까


"넌 착하잖아", "성격 좋으시네요"라는 말이 좋았다.

'있는 그대로의 나'라는 말이 너무 어려웠다.

그게 뭔데? 왜 있는 그대로 살아야 하지? 남들이 나를 좋아해 줘야 좋은 거잖아? 그럼 좋은 것만 보여줘야 하잖아


아닌 걸 중년에 들어서야 알았다.

미칠듯한 공허와 함께


세상과 남에게 좋은 모습을 유지하느라

정작 내가 좋아하고 원하는 건 묻어버렸다.

그리고 찾아온 공허. 마치 사춘기 아이처럼.

'내가 누구지? 난 뭘 좋아하지? 언제 행복하지?

왜 이렇게 고생하며 살아야 하지?'

아무것도 제대로 생각해보지 못했다.

겨울철 창문틈으로 들어온 시린 바람이

마음을 헤집어 놓고 온기를 빼앗는 듯했다.

텅 빈 곳, 그곳이 내 마음이었다.

조금 이기적이고 예민하고 모자라면 어때?

의견을 말하고 조율하고 타협하고

나를 드러내도 얼마든지 세상과 맞춰살 수 있다.


이제는 스스로에게 말한다.

"세상의 기준에 미치지 못해도, 부족해도

잘 해내지 못해도 괜찮다.

누구나 존재 그 자체만으로 소중해. 그러니 누군가에게 사랑받으려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된다.

내가 언제 행복한 지, 즐거운 지를 찾아가는 것. 그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자

나를 온기로 감싸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