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장식과 친해지기

머리로 인정하는 것과 할 수 있다는 것의 차이

by느곰씨 오만가치

검사를 하는 동안에는 아무것도 먹을 수 없다. 물마저도 마실 수가 없다. 수분이라는 것은 링거로 맞을 뿐이다. 입이 바싹바싹 말라가는 느낌은 참기 어렵다. 아이는 양치하는 시간을 기다릴 정도였다. 모든 검사를 마치고 물을 마실 수 있게 되었지만 경장식은 여간 맛이 없는 것이 아니었다.


경장식(Enteral Nutrition)은 입으로 식사가 어려운 환자가 관을 통해 먹는 식사이기도 하지만 크론병과 같이 소화기 염증 질환의 경우에도 필요하다. 소화 능력이 떨어지는 노인이나 암투병 시에도 먹기도 한다. 크론병의 경우 확진 후 8주간 경장식을 하게 된다. 가장 권장되는 게 한독에서 판매하는 <엘리멘탈>이다. 보건소에서 지원해 주기 때문에 무상으로 먹을 수 있다. 無맛, 오렌지 맛 그리고 바나나 맛까지 나왔다. 그 외로 많이 찾는 것이 엔커버나 모노웰 같은 것도 있다.


보건소에서 제공해 주는 엘리멘탈을 먹으면 무료로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그 맛은 호불호가 달라서 사람마다 먹을 수 있는 게 다르다. 엔커버는 다양한 맛이 있어 엘리멘탈을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이 자주 먹는 편이다. 처음 먹은 무향은 정말 맛이 없어서 엔커버 바닐라 향을 먹었다. 설 연휴 동안 품절이 되어 입맛에 맞는 것을 찾지 못했기도 했고 바닐라 맛은 물리기 쉽기 때문이다. 잘 먹으면 좋겠는데 먹질 못하니 엄마의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일주일 안에 적응하지 못하면 입원은 연기된다.


"오늘 반 포 밖에 못 먹었어. 다섯 포를 먹어야 한다는데..."


얼마나 맛이 없으면 그럴까 싶다가도 배가 덜 고파서 그렇다며 맞장구도 쳐 본다. 아이만큼 엄마의 마음도 중요하다.


"얼마나 먹기 싫겠어. 옆에 있는 나도 냄새로 벌써 물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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