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곁이라는 선물
학교 가기 싫어 공부하기 싫어
외할머니가 손녀한테 불러주면
손녀는 들킨 듯이 눈이 동그랬다
할머니는 손주 맘을 기가 막히게 알아서
노랫말을 잘 만드셨다
66세 박유리 할머니도 지안이가 밟혀
들러주고 싶은 이야기 동화에 모두 실어
세상에 빛을 쐬어 주기로 했다
할머니는 화가가 꿈이었는데
고난의 항로를 여러 번 갈아탄 후
만만치 않은 집념과 끈기로
붓끝에 스며든 이야기에 꿈을 썼고
천 원으로 바꾼 주머니는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것을 막아줬으며
기다림 속에서 피어나는 은혜는
늦나이지만 성공의 신념을 보여 주셨다
하수구로 굴러떨어진 콩알이
싹을 틔워준 걸 보고 집으로 옮겨와
제대로 보살핌을 주는 것처럼
남편을 병상에서 케어하며
본인 몸을 추스르지 못해
갑상선과 어질병을 얻어
몸져누운 가운데서도
글을 짓고 인공지능으로 그림을 도움받아
개인적인 DIY 작업을 통해
바카라은 여러 권 집필됐다
그래도 서랍엔 꺼내지 못한 이야기가
마음 때 묻혀 수두룩
바카라 표지를 씌워 달라고 아우성이다
곁이라는 선물로 세 권을 무료로 받았으니
햇빛 한 줌과 물 한 모금은 구매해서
눈빛이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
다독하는 서이니
단추를 풀어 젖혀 젖꼭지랑 배꼽
드러내놓고 계단을 이리 비틀 저리 비틀
종 쳤는데도 심드렁 느긋한 채
실내화 한 짝 벗어서 벽을 치는 아이
벌레 잡아 족치는 아이에게
건네줘야겠다
일 학년에서 육 학년 아이들이
어떤 바카라이 인기가 많은가 봤더니
만화 그림 위주로 된 동화를
각각 손에 쥐고 있더라
큰 글씨체의 동화 애들이 좋아하겠다
* 티브이는 재미가 없다며 유튜브와 말벗하는 아이들한테 동화를 심어줘야겠다. 「취사병 전설이 되다」작품에서 이진수 웹툰 작화가(그림 담당)의 어머니이신 66세 산여울 박유리 작가님 출간작이 인천에 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