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엘 몇 번이고 오가도록 익숙해지지가 않았다.
가는 길도, 주변 거리도, 하다못해 주차장까지도.
그저 의사선생님을 바꿔서 불편하다고 여겼는데
사실은 그게 아닌지도 몰랐다.
그걸 알아차리게 되자
이렇게 살아서 어떤지에 대해 계속 생각했다.
이 상태가 마음에 안 들어 못 마땅한 것일까,
아니면 다른 병원을 또 찾아갈 기력이 없이 지쳐버려서 선택해버린,
그 도떼기시장 같은 공간에 내 발로 걸어 들어가는 것이 끔찍한 걸까.
아니, 그 불쾌한 공간으로부터 도망치고 싶다는 본능에 더
가까웠다.
희노애락이 없어져서 좋았다.
그냥 감정에 원하지도 않게 빨려들어가 허우적대기만 했으니까.
나는 그렇게 늘 휘몰아쳐진 감정들에 지배당해서
겨우 술통을 지푸라기 마냥 붙잡고
겨우겨우 입만 뻐끔뻐끔 내밀고 숨만 내쉬었었었다.
그렇게 희노애락에 지배당하기만해서
없어지길 빌기를 수 천번, 수 만번.
그 감정들이 나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는 단 하나도 알지 못한 채.
나는 그저 [좋아한다]쫓았을 뿐이었던 사람이었으나 늘 사리분별 못하고 낄데 안 낄데 구분 못하는 바보라고 손가락질을 당하던 사람이었다.
그럴 때 마다 이성적으로 대체할 수 있었으면,
그럴 때 마다 감정에 온통 나부끼지 않을 수 있었으면,
생각했었다.
앞으로 이제 그런 소리는 안 듣고 살 수 있을지도 몰라
누구에게도 좋지 않은 소리 듣지 않고 우아하게만.
희노애락이 이전처럼은 없이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아니 , 않고.
이렇게 너무 별 일 없이.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