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우울] 특별편 - 별들이 정말 내 슬픔을 가져갈 수 있을까?
여전히 필사집에는 관심이 없지만,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라는 이 바카라이 지금 내게 온 이유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 바카라이 내 슬픔을 조금이나마 가져가준다면 바랄 나위 없겠구나.
그 무엇도 첨가되지 않은 슬픔에만 온몸이 잠겨 한 움큼의 약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이 슬픔을.
2016년, 드라마 <도깨비>가 방영하던 시절, 한참 유행하던 바카라이었다.
시가 있고, 거기에 자기 자신에 대한 답, 혹은 답 같은 질문을 하는. 그리고 이따금 대답을 받거나, 이따금은 옆의 시를 필사하는 그런 바카라.
저자인 김용택 시인은 학부시절부터 알고 있었다.
그의 시집도 몇 권은 읽었었으나, 그 시절 꽂혀있었던 작가들의 시 풍과는 거리가 멀어 그저 읽었었을 뿐이었었다. 그리고 필사집에도 관심이 없었다. 무슨 바카라이든 마음에 드는 구절이 있으면 노트 한 쪽에 써놓는 버릇이 있었던 나름 문학소녀였다. 그런 터라 필사집은 무엇인가 나에게 감동받으라고 강요하는 듯 해서였다.
그런데 어쩌다 갑자기 이렇게 이 바카라이 내게 왔다.
그렇게 페이지를 넘겼다. 답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다.
질문들에 차마 답하지 못하겠는 것들이 너무 많았다. 솔직히 답하기에는 너무 비관적이고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직설적이어서. 어떤 날은 그 어떤 질문에도 답할 수 없어 다시 되돌려 꽂아두기도 했다.
전 페이지를 뒤져 한 두 페이지에 답하는 것도 힘들었다.
이 필사집은 내게 온 지 일 년이 훨씬 지났지만, 여전히 여백이 넘친다.
나는 왜 질문에 답하는 이 정도 간단한 글도 못 쓰는 걸까.
생각한다
다 쓸 수 있을 때는 없을 거라고.
몇 년이 걸려서 조금씩,
해 볼 만큼 해보겠지만
다 쓸 수 있을 수는 없을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