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고 닳고.
세월의 흔적은 지워지지 않는다.
모든 것에서 세월의 떼가 묻어나기 마련이고
시간을 거스를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마음을 고쳐 먹을 수 있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세월의 흔적은 고쳐지지 않는다.
검은 머리에 파뿌리 같은 머리카락이 돋아나
염색약으로 가릴 수는 있지만 그 근본을 거스를 수 없다.
가리고 지연시키고.
그럴 수는 있지만 그것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 것들로 젊음을 되찾으려,
젊은 그 시절로 돌아가려 애쓰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거부한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발버둥 쳐서 조금 지연시킬 수 있지만
난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선호한다.
있는 그대로의 것을 좋아한다.
순리대로 살아가는 것을 희망한다.
술을 빚던 오래된 양조장이
이 시대에 맞는 카페로 변신하여
오래된 것으로 수명을 다했다.
인정하고 그 몫을 다했다.
그 시작이 가졌던 전통을 지키며
사람들에게 익숙한 카페의 공간으로
이음을 만들어 냈다.
그 공간, 그 공간에 있던
알코올향 가득한 향기는 사라지고
새로운 향기로 가득 채웠다.
영원할 순 없지만
변화를 통해 새롭게 태어났다.
사람도 이음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다.
우리는 사라질지라도
양조장의 새로운 변화처럼
새롭게 창조되며 계속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