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돌리기

by노연석

어떤 단어나 문장은 정말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할지 알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 순간은 머릿속이 뒤죽박죽 되어 어떤 문장을 꺼내 놓아야 할지 결정을 하지 못한다. 어쩌면 꺼내 놓을 문장이 고갈되어 버려 채워지기만을 기다리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채움의 시간은 따로 있다. 기다린다고 채워지지 않는다.


글을 쓰다 보면 자주 마주하는 상황이다. 알 수는 없지만 머릿속이 텅 비어서는 아닐 것이다. 생각이 많아서 져서 그렇고 너무 잘 써야 한다는 강박이 그렇게 만드는 것 같다.


그런 순간을 자주 맞이한다.


그럴 때마다 무엇이 그런 상황을 만드는 것인지? 왜 쓰지 못하는 것인지? 생각을 하지만 그런 생각조차 더 쓰지 못하게 만들었다.


써지지 않으면 쓰지 않아도 된다. 갑자기 뭘 쓰겠다고 바카라상 앞에 앉으면 더 막막해진다. 막막해지면 그냥 일어나라.


나만의 회피하는 방법이지만 그럴 땐 밖으로 나가 산바카라을 나간다. 그것이 더 현명하다.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글감이 떠오르거나, 생각이 정리되거나, 새로운 영감이 떠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에 한 가지 더해야 할 것이 있다. 찰나에 떠오른 아무리 좋은 생각도 장기 기억으로 남지 않는다. 순간 찾아왔다 사라져 버린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기록을 해야 한다. 노트가 없다면 스마트 폰에라도 저장을 해 두어야 기록해 둔 문장들에 생각을 이어가며 글을 쓸 수 있게 된다.


글이 써지지 않을 때마다 답답한 마음이 들고 조급해지기도 하지만 안 되는 것을 억지로 하면 좋은 글이 나올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써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아무 문장이나 마구 써 내려간다. 그러다 보면 그 문장들 안에서 유레카를 외치는 일이 일어난다. 원래 쓰려던 글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을지 몰라도 그 순간을 맞이하고 지나고 나면 목적하는 글이 오히려 더 잘 써지게 된다. 막혔던 혈관에 시술을 하여 뻥 뚫리게 되는 것과 같이...


왜 이런 건가? 고민하지 말고 밖으로 나가 걸어 보자. 그것조차 싫다면 아무렇게나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려보다. 가능하면 손으로 쓰고 그리는 게 좋다. 경험상 손으로 쓰는 것이 더 많은 영감을 주었다.


바카라상 앞에 앉아 깜박이는 커서를 들여다보다 최면에 걸리지 말고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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