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

- 칠 년을 땅속에서 견뎌낸 애벌레가 매미로 탈피 후 남은 고치를 보며

by네모

얼마나

오랫동안 기다렸기에

그리 급하게

벗어던졌나


몸통 굵은 나무 기둥에 붙어

보일 듯 말 듯 숨어서

아무도 모르게 몸집을 키워대더니


풀잎 위에 살포시

꽃잎 위에 아슬아슬

세상 구경 나오고 싶어

비좁은 고치 속에서

쉼 없이 퍼덕였을 날갯짓


허물이 쪼그라들기도 전에

불볕에 바짝 말라

그대로 굳었네

빈 껍데기 자화상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보고 또 보고

읽고 또 읽고

쓰고 또 써야

벗을 수 있을까

딱딱한 껍데기를


매미처럼

최소 칠 년은 견뎌내야

말할 수 있을까

내 알맹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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