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아는 사람을 뽑을 때 생기는 일
최근 재입사가 늘고 있다는 기사를 보는데 재입사한 분이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더라고요.
"회사에서 먼저 연락이 왔고, 채용 절차도 따로 없이 입사를 결정했어요."
그 말을 보니 제가 가까이서 지켜본 두 분의 재입사가 떠올랐습니다.
한 분은 같은 프로젝트에서 함께 일한 동료였어요. 다른 일을 해보겠다며 회사를 나갔다가 1년이 안 돼 재입사했습니다.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다른 한 분은 그 후에 다닌 회사의 임원이었습니다. 직접 회사를 차려서 해보겠다며 퇴사했다가 1년 만에 돌아왔습니다. 운영이 생각만큼 녹록지 않았나 봅니다.
두 분 모두 이력서를 내거나 면접을 다시 보지 않았습니다. 회사가 먼저 돌아올 의사가 있는지 물었고, 두 분이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다시 입사했습니다.
사실 회사의 판단이 틀렸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적임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두 분 모두 첫날부터 자연스럽게 제 몫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실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미 알고 있었고, 회사의 프로세스를 새로 익히지 않아도 됐습니다. 만약 신규 입사자였다면 몇 달은 걸렸을 텐데 그 시간이 이미 채워져 있었던 거죠.
관계도 그대로였습니다. 같이 일하던 사람들이 계속 남아 있었고, 퇴사하는 과정에서 관계가 틀어진 것도 아니니 다시 돌아온 뒤에도 서로 불편할 일이 없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새로 확인할 게 별로 없다고 느낄 만합니다. 일을 어떻게 하는지, 동료들과 어떻게 지내는지는 이미 몇 년 동안 지켜봤으니까요.
실제로 재입사한 직후만 놓고 보면 그 판단은 맞았습니다.
재입사 후보는 퇴사자 전체가 아닙니다.
회사에 대한 불만이 여전히 큰 사람이나 관계가 틀어진 채 나간 사람은 재입사 후보가 되기 어렵습니다. 회사가 부르지 않거나 본인이 응하지 않겠죠.
그래서 재입사는 자연스럽게 실패 가능성이 낮은 채용 방법처럼 보입니다. 돌아온 사람들은 대체로 잘 적응하고 조직에서도 큰 마찰을 만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재입사라서 잘 적응한 게 아니라, 잘 적응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 주로 재입사했습니다. 누가 돌아오는지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었습니다.
채용에서도 비슷한 착오가 생깁니다. 뽑은 사람들이 일을 잘하면 지금의 채용 기준이 옳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정작 떨어진 사람들이 다른 곳에서 어떻게 일하는지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말이죠.
재입사에서는 이런 착오가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한 회사가 경험하는 재입사 사례는 많지 않고, 재입사자의 성과는 바로 눈앞에서 보입니다. 게다가 함께 일했던 기억까지 있으니 한 번 검증했다는 안도감도 듭니다.
앞서 언급한 두 분이 처음 회사를 나간 이유를 다시 보겠습니다.
한 분은 다른 일을 해보고 싶어서 퇴사했고, 다른 한 분은 자기 사업을 하고 싶어서 나갔습니다. 회사에 문제가 있어서 나간 게 아닙니다. 그래서 다시 돌아오는 데도 큰 걸림돌이 없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오히려 안심이 됩니다.
그런데 안심해도 되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회사가 개입할 여지도 사라집니다.
회사 때문에 나갔다면 적어도 내부를 손볼 여지는 남습니다. 연봉이 이유였다면 보상이라는 변수가 있고, 안 맞는 상사가 이유였다면 조직 개편이라는 변수가 있습니다. 실제로 바꿀 수 있느냐는 그다음 문제이지만요.
두 분이 나간 이유에는 그런 변수가 없었습니다.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나 자기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은 회사가 어찌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두 분의 재입사도 그 마음이 정리된 결과는 아니었습니다. 밖에서 해본 시도가 뜻대로 되지 않아서 돌아왔기 때문이죠.
그 동료는 재입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회사를 나갔습니다. 또 다른 일을 해보겠다고 했는데 처음 나갈 때와 같은 이유였습니다.
그 임원은 지금도 그 회사에 있습니다. 다만 제가 함께 일하는 동안에도 언젠가 본인 사업을 하고 싶다는 마음은 남아 있었습니다.
겉으로 보면 결과는 다릅니다. 하지만 처음 회사를 떠난 이유였던 마음까지 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채용을 할 때 회사는 지원자가 일을 잘할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그래서 이력서를 검토하고, 면접도 봅니다.
재입사에서는 그 답을 어느 정도 이미 알고 있습니다. 일을 어떻게 하는지, 사람들과 어떻게 지내는지 직접 봤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검증하는 절차를 건너뜁니다. 굳이 새로 물어볼 이유가 별로 없다고 느끼니까요.
게다가 회사가 먼저 재입사를 제안할 때는 질문의 방향도 달라집니다. 지원자에게 왜 돌아오고 싶은지를 묻기보다 회사가 왜 재입사를 원하는지 설명하는 쪽에 가까워집니다.
그렇지만 회사가 모르는 것은 따로 있습니다.
그 사람이 처음 퇴사했던 이유가 지금은 어떤 상태인가.
두 분의 재입사 과정에서는 그 질문이 나오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