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에서 자란다
https://www.youtube.com/watch?v=B5X63zmuwNY
매미가 우는 동안에는 무릎을 베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여름의 말은 귀보다 먼저 몸에 닿으니까요. 피부를 지나 뼈를 적시고, 오래 접혀 있던 무릎 안쪽에 조용히 자리를 잡습니다.
심장은 너무 빨리 잊지만 무릎은 오래 기다리는 법을 압니다. 그래서 여름이 오면 말은 거기에서 천천히 계절이 됩니다.
당신의 무릎에서 작은 나무 한 그루가 자라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햇빛이 남긴 금인 줄 알았습니다. 며칠 뒤 잎이 돋았고, 잎마다 끝내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한 대답이 매달렸습니다.
바람이 불면 잎들은 서로 닿아 종소리 같은 침묵을 냈습니다. 당신은 듣지 못했습니다. 사람은 자기 몸에서 자라는 숲의 소리를 좀처럼 듣지 못하니까요.
매미가 울자 나무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림자가 먼저 허물을 벗었습니다. 벗겨진 그림자는 나무 아래에 가만히 서 있다가 천천히 걸어 나왔습니다.
어제의 나인지, 내일의 당신인지는 끝내 알 수 없었습니다. 여름의 시간은 앞으로 흐르지 않고 그림자 속으로 스며드는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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