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늦게 오는

우리는 타인을 기다리느라 자기 자신을 오래 문밖에 세워 둔다.

by적적

https://www.youtube.com/watch?v=dPhrux42HIM

손을 내밀어 빗물을 받아둬요 손이 젖고 나면 플레이를 눌러요.

엄마는 산자들과 어울려 보라고 나만 들을 수 있게 속삭였다.

그런데 살아 있는 것은 늘 그 자리에 없었다.

웃음은 문을 여는 소리를 듣고 먼저 다른 방으로 숨었고 체온만 남긴 채 계절을 갈아탔다.


살아 있다는 것은 현재형이 아니라, 늘 조금 늦게 도착하는 문장 같았다.

노을이 기울어진 방에서는 가구들이 한쪽으로 모여 서로의 그림자를 나누어 가졌다.

장롱은 벽의 침묵을 오래 입고 있었고, 먼지는 햇빛을 붙잡은 채 천천히 떠다녔다.



내 집은 파라오보다 햇살이 잘 드는 밀실이었다.

햇살만 출입을 허락받았다.

나는 오래도록 봉분 밖을 산바카라하는 시신처럼 살았다.


죽은 적은 없지만 살아 있다는 감각도 희미했다. 사람들은 안부를 물었고 나는 잘 지낸다고 대답했다.


그 말은 무너지지 않았다는 뜻인지, 아직 무너질 차례가 오지 않았다는 뜻인지 나도 알지 못했다. 시간은 올을 풀며 삭아가는 수의였다.



날짜는 달력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몸에서 떨어졌다.



시간은 앞으로 흐르지 않았다. 오래 붙들고 있던 이름과 표정, 남들이 붙여준 문장을 하나씩 벗겨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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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 이라는 이름의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어요. 훔치고 싶은 문장을 파는 가게를 운영 중입니다. 프로필은 당신과 나 사이엔 너무 긴 설명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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